조병익 흥국생명 사장이 변액저축보험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성과를 내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한 점도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18일 기준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변액저축보험의 시장점유율이 35%를 넘어섰다.
흥국생명은 5월까지만 해도 지급여력비율(RBC)이 크게 낮아져 6곳의 시중은행들이 흥국생명의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시중은행들은 7월부터 9월까지 흥국생명 보험상품의 판매를 다시 정상화했는데 11월 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자본확충에 성공한 뒤 영업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11월 은행들이 판매한 전체 변액저축보험 초회보험료 31억7천만 원 가운데 11억 원가량이 흥국생명의 보험상품을 통해 올린 매출이다.
조 사장은 3월 흥국생명의 대표이사에 오른 뒤 저축성보험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위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국제회계기준 아래서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잡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최근 보험사들은 변액보험 및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하고 있고 흥국생명 역시 이런 행보를 따라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해외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뒤 사업을 이어나가는 데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말도 나온다.
흥국생명은 9월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157.6%였는데 자본확충을 한 뒤 192%까지 올라섰다. 지급여력비율은 새 국제회계기준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의 존립 여부에 중요한 척도로 평가되고 있다.
조 사장은 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지급여력비율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데도 대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 5567억 원(5억 달러)가운데 자본으로 인정되는 4331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인 1236억 원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묶어두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내년 3분기 후순위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를 갚는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린 조치”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보험사의 자기자본의 25%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다. 흥국생명의 자기자본은 9월 말 기준으로 1조7326억 원가량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