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매각 입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팬택이 새 주인을 찾아 생존할 수 있을까?
팬택의 기술력과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재고 처리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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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 사장 |
반면 팬택이 떠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 때문에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팬택의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에 따르면 오는 21일 오후 3시 인수의향서(LOI) 등 입찰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본입찰을 실시한다.
삼정회계법인은 접수를 마감한 뒤 팬택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보고한다. 이후 어떤 업체가 인수전에 참여했는지를 공개한다.
팬택 채권단과 삼정회계법인은 본입찰에서 후보자들이 써낸 인수금액과 사업능력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인수합병(M&A) 업계는 이르면 이번달 26일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정회계법인은 팬택 입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이번에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지난달 29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참여한 업체가 적은 데다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이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해 본입찰을 이달 21일로 한 차례 미뤘다.
현재 국내기업 한 곳과 중국기업 한 곳이 팬택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기업의 경우 화웨이나 ZTE, 쿨패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때 유력한 인수후보로 지목됐던 인도의 마이크로맥스는 아직 참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매각보다 해외매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비록 삼성전자나 LG전자에 크게 밀리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노하우, 브랜드 파워 등을 감안하면 팬택은 외국업체에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팬택 스마트폰 재고를 털어내고 있는 점은 이번 입찰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통신사들의 재고부담이 줄어들면 그동안 중단됐던 단말기 공급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6일과 19일 팬택 ‘베가아이언2’ 출고가를 35만2천 원으로 절반 넘게 내렸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이후 저렴한 스마트폰을 찾던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KT의 경우 출고가 인하 하루 만인 17일 온라인 공식 쇼핑몰 ‘올레숍’에서 베가아이언2 물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팬택은 21일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될 예정인 ‘베가팝업노트’도 파격적 가격에 선보인다.
팬택은 베가팝업노트 가격을 베가아이언2와 동일한 35만2천 원으로 책정했다. 당장 이익을 내기보다 판매량 확대와 유통채널 확보에 중점을 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부채가 1조 원에 이르고 45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인수 부담이 크다.
팬택이 새 주인을 찾게될 지는 결국 가격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채권단이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매각가격을 낮출 경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수후보의 희망금액과 가격차가 크다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무산될 경우 독자생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업황을 감안하면 독자생존이 쉽지 않다”며 “청산하더라도 실익이 없기 때문에 채권단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