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맥주공장 매각이 표류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어느 공장을 매각할지조차 정하지 못했는데 내년부터 맥주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점이 하이트진로의 결심을 흔들 수도 있다.
7일 하이트진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9월 맥주공장 매각을 발표한 뒤 두 달이 넘도록 매각방향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9월29일 맥주공장 매각을 발표하면서 한 달 안에 확정된 사안을 공시하겠다고 했지만 10월27일 다시 ‘6개월 이내’로 기한을 미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매각 관련 전담팀(TF)을 꾸릴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팀을 꾸리지 못한 상태”라며 “맥주공장 3곳 가운데 어디를 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입장에서 어느 공장을 매각할 지를 결정하는 문제가 간단치 않을 수 있다.
하이트진로가 운영하는 전주공장, 강원공장, 마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60만㎘, 50만㎘, 34만㎘이다. 국세청이 11월 공개한 ‘2017년 국세통계 2차 조기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출고량은 모두 198만㎘으로 세 공장 모두 생산가능 규모가 큰 셈이다.
가동률을 따져보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하이트진로의 3분기 맥주공장 가동률은 강원공장 51.2%, 마산공장 40.2%, 전주공장 26.4%였다.
전주공장은 생산가능 규모가 가장 큰 대신 가동률이 낮다. 마산공장은 가동률이 나쁘지 않지만 생산가능 규모는 가장 작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이 내년부터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발포주 필라이트의 고성장세와 일반맥주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적자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등 효과도 나타나 내년부터 맥주부문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가동률도 2018년 51.4%, 2019년 53.3% 등 점차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맥주공장을 매각하게 되면 당장 공장에서 근무하는 인력을 감축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매각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