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전날 가격제한폭(29.89%)까지 급등했었다. 회사가 삼성전자에 인수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삼성전략혁신센터장(최고전략책임자, 사장)은 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에서 “하만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 경영진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자신감을 품게 됐고 앞으로 더 큰 거래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헬스케어를 주요 인수합병 대상분야로 꼽았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1997년 메디슨에서 분사한 회사로 국내 디지털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팩스,PACS)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팩스란 병원에서 사용되는 엑스레이(X-ray), MRI, CT 등 의료장비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로 저장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진찰실, 병동 등에서 실시간 조회와 진단을 할 수 있는 디지털의료시스템을 말한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국내 1천 여 의료기관에 팩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약 30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15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냈고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536억 원, 영업이익 54억 원을 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2005년 최대주주가 솔본(지분율 45.35%)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010년 신수종사업의 한 분야로 ‘의료기기사업’을 선택하고 메디슨을 인수한 이후 삼성전자가 인피니트헬스케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2012년 제일모직과 삼성증권 등을 거친 삼성맨 반용음씨를 대표로 영입했는데 이 때문에 당시 삼성전자에 인수될 가능성이 불거졌다.
삼성전자가 2013년 미국의 컴퓨터 단층촬영(CT) 전문업체 ‘뉴로로지카’를 인수했을 때도 인피니트헬스케어 인수 가능성이 점쳐졌다. 조수인 당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은 “추가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슨이 2002년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투자로 부도가 나자 메디페이스는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했고 다른 메디슨 자회사였던 쓰리디메드와 합병해 회사이름을 인피니트테크놀로지로 변경했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는 2005년 솔본에 인수됐다. 솔본은 90년대 말 인터넷을 이용한 무료전화를 선보였던 새롬기술이 전신인 회사다.
이후 인피니트헬스케어는 경쟁사였던 마로테크를 비롯해 네오비트, 메비시스, GNSK, 리노셈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고 국내 팩스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GE 등 글로벌 회사와 벌인 국내시장 경쟁에서도 승리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이런 성장과정을 통해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각 병원의 영상의학과 의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트도 구축해놓고 있는 등 ‘구매고객층’도 확보하고 있다.
의료기기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아직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하다. 그러나 글로벌 의료기기시장은 현재 절대적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인피니트헬스케어에 ‘삼성’ 같은 브랜드 파워가 더해질 경우 해외진출 확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최대주주인 솔본도 한때 인피니트헬스케어 매각의사를 밝혔다.
솔본은 2012년 매각설과 관련한 거래소의 조회공시를 받고 “매각 자문사인 메릴린치를 통해 매각에 관심을 보인 국내회사를 포함한 글로벌 회사들에 매각안내문과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며 “매각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가격 협상에서 틀어지며 매각은 무산됐다. 인수협상 대상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은 현재 2천억 원 수준으로 솔본의 지분 45.35%는 대략 900억 원 가량”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대략 1천 억~1200억 원대에서 인수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