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 링컨과 인터넷은 동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링컨과 인용문구가 붙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링컨이 인용구의 말을 한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가짜뉴스(Fake News)’란 날조된 정보로 발행되는 거짓 뉴스를 말한다.
누리꾼들이 SNS에 올라온 정보의 대부분을 거름 없이 접하고 퍼나르는 과정에서 자극적 콘텐츠와 과장, 허위 사실이 유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SNS에서는 공유가 불특정 다수에게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가짜 뉴스의 확산이 빠르다.
가짜뉴스는 기업에게도 큰 피해를 입힌다.
펩시콜라의 경우 미국 보수 온라인매체들의 가짜뉴스 때문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적이 있었다.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드라 누이 펩시콜라 CEO는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여길 그만 떠나라(take their business elsewhere)’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뉴스는 트위터 등 SNS에서 ‘보이콧펩시(#boycottpepsi)’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퍼졌다. 펩시콜라의 주가는 뉴스가 보도된 당일 3.5% 떨어졌고 한 달에 걸쳐 5.5%나 하락했다.
하지만 CNN 등에 따르면 누이 CEO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누이 CEO는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한 뒤 “선거는 끝났다. 우리는 다른 편을 지지했던 이들을 위해 슬퍼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속해야 하고 삶은 또 그대로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짜뉴스가 기업에게 준 피해는 또 있었다.
올해 8월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는 ‘스타벅스가 이민 서류 미비자들에게 메뉴를 할인해주고 쿠폰코드 UNAFRAID를 쓰면 무료 음료를 준다’는 소식이 ‘드리머 데이(Dreamer Day)’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널리 퍼졌다.
하지만 이 소식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스타벅스는 이와 관련된 글마다 “완전히 잘못된 내용”이라고 해명하며 애를 먹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가짜뉴스를 인지하고 이를 구별할 수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50대 성인 10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일반 국민의 가짜뉴스에 관한 인식’ 보고서를 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의 76%는 가짜뉴스 때문에 진짜뉴스를 볼 때도 의심이 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독자가 내용만으로 진짜와 가짜뉴스를 완벽히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조사 대상자들에게 실제 기사에서 발췌한 진짜뉴스와 가짜뉴스를 섞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도록 실험한 결과 이를 완벽하게 가려낸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기업에게 피해를 주고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짜뉴스를 제재할 방법은 없을까?
독일 의회는 올해 10월부터 가짜뉴스와 테러 선동 게시물,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혐오 발언을 유통시키는 SNS에 게시물 삭제를 명령하는 이른바 ‘페이스북법’을 시행하고 있다.
SNS이 24시간 안에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기업은 최대 5천만 유로, 기업 대표는 최대 5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한국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제재가 시작됐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해 9월 ‘가짜뉴스’의 뜻을 명시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가짜뉴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 마련으로 거짓 정보 확산이 방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