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직매입 방식으로 유통하는 상품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평창롱패딩’의 완판행진을 지켜보며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인다면 백화점을 떠난 고객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1월16일부터 27일까지 롯데백화점에서 운동복 전체 매출과 아웃도어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4%, 39% 늘어났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데다 ‘평창롱패딩’ 이후 덩달아 패딩제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이 평창롱패딩을 판매하며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데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백화점업계에서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이면 돌아선 고객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백화점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2019년까지 신규출점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온라인쇼핑이 대세로 떠오르고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편의점 등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0.7%, 1.2% 줄다가 지난해 3.3% 늘었다. 편의점과 온라인쇼핑몰이 같은 기간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은 예상을 뛰어넘는 ‘평창롱패딩’의 인기에 직매입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직매입은 백화점이 상품을 직접 구입하거나 제작해 재고까지 책임지는 운영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평창롱패딩을 직접 기획하고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으로 유통했다.
▲ 롯데백화점이 직매입 방식으로 내놓은 뒤 3만 장이 완판된 '평창롱패딩'의 모습. |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입점매장 매출의 20~40%에 해당하는 수수료에 매출 대부분을 기대왔다.
수익구조가 사실상 부동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인데 최근 들어 백화점에서 옷을 사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매출도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평창롱패딩을 기획한 한 관계자는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좋은 상품을 기획하거나 직접 구입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것이 백화점이 나아가야 할 길임을 깨달았다”며 “평창롱패딩과 비슷한 제품을 시즌별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평창롱패딩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운동화와 가방을 선보이기로 했다. 사전예약을 받아 1월과 2월 운동화와 가방을 한정수량으로 판매한다. 운동화의 경우 5만 원에 5만 개 판매하기로 했고 가방의 가격과 수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도 계속해서 기획상품 내놓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후원사이자 총괄 라이선스 사업권자로 선정됐다. 이후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상품기획자들로 팀을 구성해 평창롱패딩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의 기획과 제작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11월30일까지 평창롱패딩 3만 벌을 모두 판매하면서 매출 45억 원가량을 거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