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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SDS가 14일 상장한다.
삼성SDS 공모주 청약은 증거금 15조 원, 경쟁률 134대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SDS 주가가 상장 뒤 얼마나 오를지에 쏠린다.
공모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게 책정된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아 적어도 40만 원은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과거 삼성생명처럼 주가가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어 무조건 오를 것이란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 삼성SDS, 14일 상장돼 거래 시작
삼성SDS 주권은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뒤 거래가 시작된다.
삼성SDS의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공모가격인 19만원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상하 15%의 가격제한폭이 정해진다.
상장되는 주식은 보통주 기준으로 모두 7737만7800 주다. 이 가운데 상장 직후 거래되는 물량은 36.23%인 2804만1018 주다. 이재용 부회장 등이 보유한 최대주주 지분과 우리사주조합 지분 등은 보호예수가 적용돼 일정기간 거래되지 않는다.
삼성SDS는 1985년 설립된 시스템통합(SI) 업체다. 삼성데이타시스템이 이 회사의 전신이다. 2010년 삼성네트웍스, 2012년 EXE C&T를 합병했고 지난해 삼성SNS까지 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삼성SDS는 국내 SI업계 1위 업체다.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이 약 27% 다. 2위인 LGCNS(13.9%)와 두 배의 점유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7조468억 원, 영업이익 5056억 원을 올렸다. 올해 3분기에 매출 1조8024억 원에 영업이익 131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SDS가 상장을 신청한 10일 기준으로 지분현황을 살펴보면 이재용 부회장 등 59인의 주주가 6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22.58%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물산(17.08%)과 삼성전기(7.88%)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기는 보유지분 전량을 구주매출 형태로 내놨기 때문에 상장 뒤 주주 명단에서 사라진다.
◆ 삼성SDS 몸값 얼마나 뛸까
국내 6개 증권사가 이달 제시한 삼성SDS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1만 원이다.
유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가장 낮은 35만 원을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비슷한 36만 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신영증권(46만 원)과 우리투자증권(44만 원)은 13일 K-OTC 시장에서 마감된 장외거래가격인 38만9500 원보다 높은 가격을 점쳤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삼성SDS 주가가 50만 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삼성SDS를 둘러싼 지배구조 이슈를 거론하며 주가가 공모가인 19만 원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삼성SDS를 핵심자산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해 삼성SDS의 주가를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향후 기업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작업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전병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장외주가가 높은 것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돼 있다”며 “삼성SDS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실제 가치를 넘어서는 프리미엄이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등 삼성그룹 후계 구도의 핵심인물들이 모두 삼성SDS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계열사 지분 확보나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삼성SDS 지분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너 가운데 가장 많은 1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이서현 사장이 각각 3.9%씩, 이건희 회장이 0.0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는 공모가 19만 원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이 14조7018억 원에 이르러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14위에 오른다. 가장 낮은 전망치인 35만 원으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이 27조822억 원으로 포스코를 제치고 5위가 된다.
◆ 삼성SDS, 삼성생명 전철 밟지 않을까?
삼성SDS가 보유한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평가됐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에 실제 가치를 넘어선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 사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11만 원이었다. 공모가가 장외 거래가격인 12~13만 원보다 낮게 책정된 덕분에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당시 삼성생명에 몰린 청약증거금은 역대 최대인 20조 원에 이르렀다.
특히 삼성생명을 둘러싼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됐다. 삼성생명이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고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목표주가를 15만 원까지 올린 곳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생명 주가는 상장 직후 반짝 상승하다 이후 계속 하락해 공모가를 밑돌았다.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달 29일 11만1천 원을 기록하며 상장 후 4년이 지나서야 공모가를 넘겼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는 지배구조 개편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이게 현실화할 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