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장 푸르덴셜생명 사장이 영업인력 관리제도 개편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 사장은 영업인력 관리제도 개편을 추진하기에 앞서 직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데 힘쓰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장 사장은 10월부터 두 달 동안 지점들을 돌아다니며 직급별 보험설계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개선안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9월 푸르덴셜생명의 한 지점장이 회사로부터 실적평가를 부당하게 받아 계약이 해지됐다며 투신자살한 것을 두고 푸르덴셜생명 안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르덴셜생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지점장을 계약직인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바꿔 보험설계사들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 제도가 과잉경쟁을 부추긴다는 단점을 안고 있는 만큼 이를 손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제도는 회사 입장에서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한편 철저하게 성과만을 기준으로 보험설계사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개인사업자는 계약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해고할 때도 퇴직금 등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전국사무금융연맹,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보험인권리연대노조 등은 푸르덴셜생명에 사건이 있은 뒤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국사무금융연맹 등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푸르덴셜생명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반 설계사에 대한 부당 해촉, 해촉 시 잔여수수료 미지급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푸르덴셜생명이 개인사업자 제도를 거의 20년 동안 운영해왔던 만큼 장 사장은 이를 큰 틀에서 손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신 너무 단기로 운영되는 성과평가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은 지점의 실적 평가를 6개월 만에 한번씩 하고 실적이 낮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장 사장은 또 당시 사건이 있은 뒤 상호존중과 소통환경을 마련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꼽았던 만큼 회사 안에 보험설계사들의 고충을 위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면담을 원하는 직원이나 설계사들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도록 소통경영을 제도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이 영업본부 제도를 개편하는 것을 계기로 푸르덴셜생명이 설계사 정착률 1위사라는 명성을 더 굳건히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푸르덴셜생명은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보험설계사의 정착률이 가장 높은 회사로 꼽힌다. 푸르덴셜생명은 6월 말 기준으로 보험설계사 정착률이 50.57%로 집계됐는데 업계 평균인 40.4%를 훨씬 웃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사내에 큰 일이 있었지만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예우했고 사건 하나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보험설계사 정착률 1위사로 이름이 나있는 만큼 조직 자체는 견고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