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통상적으로 12월 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장단 인사는 정기적 시점을 잡아놓기보다 필요할 때마다 크지 않은 범위에서 인사를 진행했다.
한화그룹이 올해 6월에 이미 방산계열사인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 금융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의 새 대표이사 인사를 실시한 점을 감안할 때 사장단 인사는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고 정기임원인사만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과 한화건설 대표이사들이 정기임원인사에서 승진할 지 주목된다.
한화테크윈과 한화건설은 한화그룹의 방산과 건설사업을 이끄는 주력계열사지만 두 회사의 경영을 이끄는 신현우 대표와 최광호 대표는 모두 직급이 부사장이다.
한화테크윈이 한화그룹에서 사실상 방산·기계 중간지주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고 한화건설도 실적을 개선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김승연 회장이 각 계열사의 위상에 걸맞은 승진인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말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는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화학계열사를 인수하면서부터 존재감이 부각됐다.
신 대표는 한화그룹이 한화테크윈 인수를 마무리하기 전부터 한화테크윈의 새로운 비전과 성장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하며 한화테크윈의 사업방향을 잡았다.
2015년 6월 한화테크윈 총괄부사장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12월에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화테크윈에서 항공·방산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안팎인 만큼 김승연 회장이 신 대표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지난해에는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방산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주도했다. 한화테크윈은 올해 7월1일자로 방산과 에너지장비, 산업용장비사업부를 각각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세웠는데 신 대표는 현재 이 체제를 안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대표는 해외사업의 부실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던 한화건설의 실적을 개선할 구원투수로 2015년 6월에 한화건설 대표에 선임됐다.
취임 이듬해인 지난해 한화건설의 영업이익을 3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웠다. 한화건설은 올해도 18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 대표는 김승연 회장의 관심사업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주도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직접 이라크를 방문해 공사현장을 둘러볼 정도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의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최 대표는 2013년 6월부터 한화건설 BNCP(비스마야 신도시프로젝트) 건설본부 본부장을 맡아와 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