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2017-11-12 10: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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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이 선대확장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몸집을 불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해운업계에서 합종연횡을 펼칠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 김칠봉 SM상선 사장.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선대확장에 나설 자금력을 갖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2월31일 우방건설산업과 합병해 자산규모를 6천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SM상선은 내년 대한상선과도 합병을 추진해 몸집을 더욱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애초 대한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을 함께 합병하기로 했지만 합병 규모가 큰 만큼 실무작업 일정을 감안해 내년으로 미뤘다.
SM상선은 컨테이너선 20척을 운용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30척까지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SM상선이 보유한 선박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8586TEU급 선박을 들여온다고 가정할 경우 선복을 8만5860TEU 늘리는 것이다.
SM상선은 17일부터 중동노선을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 개설하기로 하는 등 사업규모를 꾸준히 넓혀나가고 있다.
SM상선이 세계 해운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운동맹에 가입할 수준에 이르러야 하는데 아직 선대의 확장규모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사들은 일반적으로 해운동맹에 가입해 회원사들 사이 선복공유나 선복교환을 통해 영업을 확장하고 점유율을 늘린다.
SM상선이 향후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하게 되면 거대 해운동맹이 운임할인 등에 나설 때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선사가 해운동맹에 가입하는 등 세계 해운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개별 선사 기준으로 77만∼100만 TEU 규모의 선대가 필요하다고 해운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SM상선은 운용하는 선복이 11만4천 TEU수준에 불과하다. SM상선은 앞으로 현재보다 7~9배 수준으로 선복을 늘려야하는 셈이다.
세계 상위권 선사들이 인수합병이나 신조 발주를 통해 중위권 선사들과 격차를 지속적으로 벌리고 있어 확보해야 하는 선복 예상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도 SM상선에게 부담이다.
세계 해운동맹은 올해 4월 2M과 오션, 디얼라이언스로 재편됐지만 2M과 오션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2M은 머스크, MSC 등 선사가, 오션은 CMA-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 등 선사가, 디얼라이언스는 NYK, MOL, 케이라인, 양밍, 하파그로이드 등 선사가 해운동맹을 이루고 있다.
▲ SM상선 컨테이너선.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는 독일 선사인 함부르크수드의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선복이 408만 TEU에 이르게 된다.
세계 2위 선사인 MSC의 경우 선복 313만 TEU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발주잔량이 24만7330TEU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 선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3위 선사인 CMA-CGM은 선복 249만7101TEU를 확보하고 있는데 최근 2만2천 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하기도 했다.
중국 콧그코는 홍콩 선사인 OOCL을 인수해 세계 3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는데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경우 선복이 242만 TEU를 보이게 된다.
SM상선 관계자는 “해운동맹 가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안에 가입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해운동맹에 가입 여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선복만이 아닌 만큼 앞으로 세계 해운사들과 공동운항 등 제휴관계를 넓혀나가는 방식으로 노선들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