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1-08 16: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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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전략자산 획득과 관련해 협의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향후 한국에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건조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온 만큼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기 위한 작업을 곧 실행에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은 압도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한미 정상은 한국이 최첨단 무기를 획득하고 개발하기 위한 협의도 시작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우리정부가 미국의 무기를 구입하거나 같이 개발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과 협의할 것”며 “협의대상에 핵추진잠수함, 정찰자산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핵추진잠수함은 고농축된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잠수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물 속에서 군사작전을 진행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디젤잠수함이 최대 2~3주밖에 잠수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한국은 그동안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만 사용하도록 규제를 받으면서 핵추진잠수함을 독자개발하거나 사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최첨단 무기를 획득하기 위해 협럭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핵추진잠수함을 미국 등 해외에서 사오는 것과 국내에서 독자개발하는 방안이 둘다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기까지 5~8년 이상 걸린다. 국내에서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는 동안 미국해군이 오래 사용해 운용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을 한 척 이상 구매해 수중전력을 확보하고 핵추진잠수함 운용방법을 익힌다는 것이다.
핵추진잠수함 건조작업이 추진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핵추진잠수함은 계약금액이 2조 원을 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핵추진잠수함을 수주하면 수주곳간을 채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국내에서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두 곳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보다 잠수함 건조역량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국내에서 잠수함 14척을 수주했지만 현대중공업은 5척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이후 해상 원자력발전과 관련해 7건의 특허를 받았고 3건의 연구를 진행했다.
서동식 대우조선해양 상무는 올해 4월 ‘원자력추진 잠수함 설계·건조 능력과 해결과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기존 디젤추진잠수함을 오랫동안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자력(핵)추진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 주도로 핵추진잠수함 발주가 진행된다면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