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10-30 16:35:40
확대축소
공유하기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시장 1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온라인 판매전략으로 성과를 내면서 삼성전자도 맞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2위인 샤오미와 점유율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23%를 차지해 샤오미와 불과 1%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무려 16%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또 상위 5곳 업체 가운데 중국 업체 비보(9%), 오포(8%), 레노보(7%)가 차례대로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뒤를 이었다. 중화권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2012년 3분기 약 1%였지만 올해 3분기 46%로 대폭 늘어났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전략으로 효과를 거뒀는데 인도에서도 그대로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9월20일부터 시작한 온라인쇼핑몰 할인판매를 통해 이틀 동안 스마트폰 100만 대를 판매했다. 1분에 3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인도 스마트폰 판매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19일 인도 최대 축제 디왈리를 앞두고는 9월20일부터 10월19일까지 한 달 동안 약 400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올리기도 했다.
샤오미는 2014년 중국에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내세운 스마트폰을 온라인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중국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당시 온라인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후 입소문 마케팅에 힘입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성식 인도 뉴델리무역관 연구원은 8월 인도 스마트폰시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은 플립카트, 스냅딜과 같은 인도 현지 온라인유통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온라인 판매에 매우 적극적이었고 이를 통해 인도 통신시장을 선도해간다는 이미지를 잡아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인도에서 자체 공식 온라인 사이트 및 플립카트, 스냅딜 등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샤오미의 물량공세에 다소 밀린 것으로 보인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은 27일 인도 스마트폰시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샤오미가 인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보유한 데다 경쟁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온라인 채널에서 약한 공세를 펼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도 5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와 경쟁이 제품 및 가격경쟁과 더불어 온라인 판매채널 및 통신사 제휴 등 영업 및 마케팅 경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철저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인도는 영토가 넓은 만큼 아직까지 오프라인 유통망이 구축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도 젊은층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에 익숙한 만큼 스마트폰 온라인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5월 인도 휴대폰 사용자 1500명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0%가 휴대폰 구매 시 온라인매장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2%가 플립카트를, 32%가 아마존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샤오미가 이번 분기에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해서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전략에 단번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독자적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등 여러 방면에서 점유율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