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상장을 추진하는 데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던 아시아나IDT 상장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대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왼쪽)과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
에어부산은 항공기도입과 노선 확장에 나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이 상장할 경우 에어부산에게 항공기를 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부산지역 주주들에 에어부산 상장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역량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김해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저비용항공사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에어부산이 상장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를 빌려주거나 에어부산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수혈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운용리스의 방식으로 항공기를 받아 쓰고 있는 만큼 에어부산의 항공기 도입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기준 항공기 20대를 에어부산에 운용리스로 제공해 300억 원을 받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부산시 등 주주들에 상장 필요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무렵에는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애초 예상했지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앞으로 자사주를 더욱 사들일 가능성도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최악의 경우 표대결로 상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에어부산은 7월13일 부산일보로부터 자사주 10만 주를 사들이는 등 최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분의 5.99%를 자사주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지분율이 애초 48.42%에서 48.93%까지 올랐다. 에어부산이 자사주를 좀 더 사들이면 아시아나항공은 의결권 지분율이 50%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정관상 기존 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들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주주들의 매각 필요성을 감안해 매물로 나온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을 의도적으로 추진하거나 추진할 계획을 세운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할 방안을 찾는 일이 더욱 절실해졌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 이외에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다른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하거나 CJ대한통운 지분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회사채 600억 원을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수요확보에 실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