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길 KB생명보험 사장이 조만간 임기를 마친다.
올해 실적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이후 KB금융에 몰아칠 세대교체 가능성을 감안하면 연임할지가 불확실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사장은 12월 말에 두 번째 임기가 끝난다. 2015년 1월 취임해 첫 임기를 2년 수행한 뒤 연임해 1년을 더 일하고 있다.
KB금융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12월 초에 계열사 대표 12명 가운데 임기를 마친 11명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 사장도 포함된다.
상시지배구조위가 지주사 회장과 비상임이사에 사외이사 3명을 더해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인사방향이 신 사장의 거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은 올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KB생명은 2016년까지 부진했던 반면 올해는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KB생명은 상반기에 순이익 206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전체자산도 9조174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상반기보다 2.34% 늘었다.
신 사장은 대면채널영업을 강화해 보장성보험의 판매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 성과를 냈다. 보장성보험은 사망보험이나 CI보험 등으로 저축성보험보다 보험사에서 얻는 수익이 많다.
KB생명은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보유계약금액의 45.4%를 보장성보험에서 거뒀다. 신 사장의 취임 전인 2014년 상반기 10.3%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KB생명은 7월 기준 보험설계사 864명을 운영해 지난해 같은 기간 674명보다 28.1% 증가했다. 제휴한 대형 독립보험대리점(GA) 수도 상반기 기준 67개로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KB생명 관계자는 “신 사장이 취임한 뒤 영업조직을 보강하고 대형 독립보험대리점과 제휴도 확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연임을 확정해 ‘2기 경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 사장을 포함한 계열사 사장들을 물갈이할 가능성도 만만찮다.
윤 회장은 1961년생인 허인 국민은행 부행장을 다음 국민은행장으로 내정하면서 경영진 세대교체의 의지를 보였다.
신 사장은 1952년에 태어나 KB금융 계열사 사장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들어간다. 교보생명 사장 출신으로 2015년 1월에 KB금융에 합류한 외부인사인 점도 약점이다.
윤 회장이 장기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KB생명의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대비해 지주사나 은행 출신 인사가 KB생명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