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10-09 0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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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산업, 벡셀,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모두 청산 위기까지 내몰렸다가 삼라마이다스(SM)그룹에 인수된 뒤 회생하는 데 성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회사들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여태껏 품에 안은 회사들의 경영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 김종열 우방산업 대표.
9일 SM그룹 등에 따르면 SM그룹이 최근 10년 동안 인수한 회사들 대부분은 경영정상화에 성공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SM그룹이 2004년에 인수한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은 1969년 토목 및 건축공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으나 회사창립 29년 만인 1998년에 부도가 나 1999년부터 법정관리절차를 밟고 있었다.
진덕산업은 법정관리를 받는 중에도 경영을 정상화하는데 고전하며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4년 동안 낸 누적 영업손실만 54억 원에 이른다.
SM그룹은 2004년 6월에 계열사 삼라를 통해 유상증자 및 회사채 인수대금으로 모두 167억 원을 들여 진덕산업을 인수했는데 인수 1년 만인 2005년에 영업이익 17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진덕산업은 2013년 우방산업으로 기업이름을 바꿨는데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연속으로 흑자를 내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방산업은 2014~2016년 3년 동안 모두 236억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M그룹이 부실기업을 정상기업으로 탈바꿈한 사례는 우방산업 이외에도 많다.
SM그룹이 2005년부터 최근까지 인수한 기업들은 건전지 제조기업 벡셀, 의류·원단기업 경남모직, 알루미늄 창호기업 남선알미늄, 화학섬유기업 티케이케미칼, 건설기업 우방, 산본역사, 자동차부품기업 ADM21 등 50여 개에 육박한다.
벡셀은 1978년 필름제조기업인 서울통상의 계열사인 썬파워로 설립된 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로케트전지와 함께 토종 건전지브랜드로 안정적인 성장을 했으나 외환위기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벡셀은 해외기업에 브랜드와 영업권 등을 매각하며 고전하다가 2005년 SM그룹에 인수되면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M그룹은 벡셀이 내수시장에서 자체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면 경영이 바로잡힐 것으로 판단한 뒤 품질강화에 주력했는데 그 결과 벡셀의 시장점유율을 2006년 10%대 초반에서 현재 2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
대부분 국가에서 글로벌 건전지브랜드인 듀라셀과 에너자이저가 양강구도를 구축하고 있지만 벡셀은 국내시장에서 꾸준히 2위를 수성하며 토종 건전지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남선알미늄도 2007년 법정관리를 받다가 SM그룹에 인수된 뒤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티케이케미칼도 SM그룹에 2008년 인수된 뒤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100억 원대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밖에도 대한해운도 2013년 SM그룹에 인수된 뒤 해운업 불황기를 이겨내고 매년 500억~1천 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내며 SM그룹의 든든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우오현 회장은 평소 “사양기업은 있지만 사양산업은 없다”는 경영철학으로 부실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데 이런 경영방침이 인수기업을 빠른 기간에 정상화시키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은 8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새로 법인을 세우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나가던 기업이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죽어버리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람도 아프면 병원에 가 치료를 받아 살아나는 것처럼 기업도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