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7월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카카오뱅크를 소개하고 있다.<뉴시스> |
윤호영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 신용카드로 카드업계에도 ‘메기효과’를 낳을까?
카카오뱅크는 결제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새 결제시스템을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카카오페이와 협력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뱅크, 결제사업으로 보폭 넓혀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하반기에 신용카드 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톡 캐릭터를 담은 체크카드의 인기를 신용카드로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가 체크카드를 발급한 수는 8월27일 기준으로 219만 장으로 집계됐다.
기존 대기업 계열사인 카드사가 발급한 체크카드 수를 영업을 시작한지 한달 여 만에 이미 넘어선 것이다. 전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발급 수는 6월 말 기준으로 85만8천 건, 현대카드는 18만 건이다.
내년 상반기에 ‘앱투앱’ 결제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롯데그룹 및 BGF리테일 등과 함께 시스템개발도 하고 있다.
앱투앱 결제서비스는 기존 카드회사들의 결제시스템과 달리 계좌간 이체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간편결제서비스다. 기존 결제망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전자결제대행(PG)사 및 VAN(부가통신망)사에 따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 유통사나 정보통신(IT)업체들이 삼성페이 및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했지만 은행이 직접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카카오뱅크가 편리함과 ‘카카오톡’이라는 대중화된 플랫폼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전략을 이어 말 그대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체제로 꾸려졌는데 윤호영 대표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전문가인 만큼 결제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카카오 부사장 출신으로 카카오뱅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카카오뱅크의 주력사업을 간편결제사업을 꼽기도 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와 협력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카카오와 협업보다 내실을 먼저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며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에게만 혜택을 준거나 반대로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페이에만 혜택을 준다면 공평하지 못하다”며 카카오페이와 협업에 선을 그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여수신업무가 아닌 신사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본이 8천억 원으로 늘어나 새 사업에 진출할 여력도 생겼다.
카카오뱅크의 출범을 주도한 카카오도 하반기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사이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용석 카카오 경영지원담당 이사는 카카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서로 강점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내부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연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뱅크, 카드업계에서도 ‘메기’되나
카카오뱅크가 신사업으로 결제시장을 넘보고 있는 것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일 뿐 아니라 결제플랫폼에서 쌓은 데이터를 통해 개인신용평가에 반영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이용을 늘리고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를 쌓은 뒤 이를 활용해서 대출사업과 광고마케팅으로 수익을 얻는 생태계를 만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카카오뱅크가 앱투앱 결제서비스 또는 카카오페이와 결합된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카드사들의 입지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높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와 ‘편리함’을 앞세워 가파른 여수신 성장세를 나타낼 뿐 아니라 카드사업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앱투앱서비스의 잠재적 이용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회사 입장에서도 무시하기 어렵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출시하려고 하는 앱투앱 결제는 기존에 VAN-PG-신용카드사로 이어지는 결제시장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존 휴대폰 소액결제와 각종 페이시스템 등도 부분적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앱투앱 결제서비스는 계좌간 이체방식인 만큼 계좌에 잔액이 있을 때만 결제를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 부분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동시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와 협력해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후발주자들에게 밀리고 있는 형세를 뒤집을 기회를 잡고 카카오뱅크는 앱투앱 결제에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우는 방식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은 간편결제를 앞세운 핀테크업체에 이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새로운 도전자로 맞이하게 된 상황”이라며 “카드회사들은 디지털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