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에뛰드가 메이크업 전문 색조브랜드인 에스쁘아를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킨다.
서 회장은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메이크업 전문 색조브랜드 사업을 강화하려고 한다. 업계 인사들은 3세 경영승계의 속도를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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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인 ‘에뛰드’의 에스쁘아 사업부가 2015년 1월1일자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다.
에뛰드와 신설 에스쁘아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나뉘며 비율은 0.7808대 0.2191이다. 이에 따라 에스쁘아는 메이크업 전문 서비스와 제품에 집중해 사업을 펼치게 된다.
에스쁘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운영하는 유일한 순수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다. 1999년 론칭한 향수 브랜드 ‘빠팡 에스프아’에서 출발해 2006년 에뛰드와 합병됐다.
에스쁘아는 2010년 메이크업 전문화장품 브랜드숍으로 다시 탄생해 홍익대 부근에 1호점을 낸 뒤 현재 면세점 2곳을 포함해 26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에스쁘아의 독립법인 신설로 차별화된 메이크업 전문 서비스와 완성도 높은 메이크업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1위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에스쁘아가 독립법인이 되면 책임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메이크업 시장의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에스쁘아는 2020년 1천억 원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에스쁘아의 올해 매출액은 250억 원이다.
에스쁘아가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그룹의 전폭적 지원이 따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0년에도 ‘이니스프리’를 독립법인으로 신설한 뒤 마트 전용 브랜드에 머물렀던 이니스프리를 그룹의 대표 브랜드로 키웠다.
에스쁘아의 법인분리와 함게 에뛰드하우스도 재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설화수나 이니스프리 등 기초 화장품 분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에뛰드로 대표되는 색조화장품 분야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에뛰드는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숍 매출 규모에서 더페이스샵과 미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540억 원과 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4%, 74.8%가 줄었다. 특히 2분기에 12억 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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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그룹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에스쁘아' 매장 |
이번 에스쁘아 독립법인 출범을 계기로 에뛰드의 실적 만회를 노리는 한편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에 대한 승계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에서 나온다.
서민정씨는 2012년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에뛰드 지분 19.52%를 넘겨 받아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서 회장이 서민정씨의 3세 경영을 앞두고 사업개편을 단행해 앞으로 경영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3세 경영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고 서민정씨 또한 현재 미국에서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인사들은 이르면 내년쯤 서민정씨가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서민정씨가 경영수업을 받을 경우 그 출발점은 에뛰드가 될 것으로 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스쁘아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한 만큼 대주주의 지분 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앞으로 어느 한쪽의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나머지 사업은 지분 변경없이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그만큼 경영상의 위험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