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09-14 16: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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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분당센터를 매각한 뒤 재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성남시와 체결한 업무협약 문제로 실제 시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관계자는 14일 “두산그룹이 두산분당센터를 매각한 뒤 재임대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를 토대로 두산분당센터 건설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 여러 경로로 법률자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성남시에 새 사옥으로 짓고 있는 두산분당센터를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하는 방안을 7월 말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두산분당센터를 인수하려는 기업들로부터 비공개입찰을 진행했고 현재 코람코자산신탁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좁혀진 상황으로 전해진다.
▲ 두산분당센터 조감도.
두산그룹은 올해 3월부터 두산분당센터를 짓기 시작했는데 공사를 시작한 지 반년도 안돼 매각을 추진하면서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시세차익’ 논란이다.
두산그룹이 두산분당센터를 짓는 곳은 두산건설이 1990년대 초에 매입해 20년 넘게 보유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1번지 일대의 땅이다. 이 부지는 애초 병원부지로 용도가 설정돼 있었지만 주위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분당제생병원 등 종합병원이 많아 병원건설이 추진되지 않고 사실상 방치됐다.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한데 모으기 위한 신사옥 건설을 공식화하면서 부지개발이 급물살을 탔다.
두산건설은 2015년 7월에 부지용도를 병원용지에서 업무용지로 변경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성남시와 체결했다.
당시 법적구속력이 없는 업무협약만으로 용도변경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와 성남시 공동위원회에서 심의가 반려되기도 했다. 두산건설이 땅을 매입할 때보다 부지가격이 10배 이상 올라 특혜성 용도변경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이 대기업 계열사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두산건설은 우여곡절 끝에 용도변경 허가를 받았다.
두산그룹이 건물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빌딩신축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용도 변경으로 새 건물을 지은 뒤 건물을 매각하면 막대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세일앤리스백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한 금융기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 시세차익 문제와 연관 지어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두산그룹의 두산분당센터 매각문제가 업무협약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분당센터 건설과 관련한 업무협약의 계약주체는 두산건설과 성남시다. 하지만 건물 소유권이 이전될 경우 새 인수기업이 두산분당센터 소유권을 가지게 돼 계약주체가 변경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업무협약 대상자가 바뀌었을 경우와 관련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있지 않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성남시와 맺은 업무협약 내용에는 계열사를 이전하겠다는 내용만 담겨있어 건물 소유권 문제는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옥 이전의 핵심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성남시와 최대한 업무협조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