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임금인상률을 물가와 연동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10일 SK이노베이션은 8일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임금인상률 물가연동제’를 뼈대로 한 ‘2017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73.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임금인상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된다. 올해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믿음을 기반으로 한 임금교섭 프레임을 도입했다”며 “덕분에 노사갈등에 따른 부작용을 한 번에 해소했다”고 말했다.
노사는 직원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회사가 적립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에도 합의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이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온 ‘1인 1후원계좌’ 기부를 제도화한 것이다. 모인 금액은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된다.
노사는 임금체계 개선안도 합의했다.
정해진 비율로 해마다 임금을 올리던 기존의 임금체계를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와 근로자의 역량 및 생산성 향상에 맞게 조절하는 ‘SK식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임금체계는 결혼과 출산, 교육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한 30~40대 직원의 임금인상률은 높이고 50대 이후 직원의 인상률은 낮추는 체계로 바뀐다.
김준 사장은 “의미 있는 노사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