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 아주캐피탈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두 달 전 아주캐피탈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금액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아직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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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
문 회장은 성장세가 둔화하는 캐피탈사업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입차 판매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꾀했는데 아주캐피탈 매각으로 이러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지난 8월 말 진행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입찰에 일본계 금융그룹 제이트러스트와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아프로서비스그룹 두 곳이 참여했다.
◆ 아주캐피탈에서 손떼는 제이트러스트와 아프로
아주캐피탈과 매각주간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본입찰을 진행한 뒤 두 달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매각대상은 아주산업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16%다. 이 지분에 대한 시장예상가는 4천억 원 수준이다.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 가격으로 5천억 원대를 제시했고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이 애초 6천억~7천억 원의 매각가격을 기대한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
아주캐피탈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본입찰에 참여한 두 후보를 대상으로 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했지만 두 후보 모두 가격을 높여 부르는데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 노조가 제이트러스트를 일본계 자본을 규정하고 인수를 강력 반대하고 나서면서 스스로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프로서비스그룹도 시중에 나온 캐피탈사 매물이 많은데 무리하면서까지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필요는 없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씨티캐피탈, KT캐피탈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금융당국이 각종 규제를 강화하면서 캐피탈사의 영업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점도 아주캐피탈 매각에 발목을 잡고 있다.
◆ 아주그룹, 수입차사업 집중육성 계획 차질빚나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아주캐피탈 매각을 결정하면서 “미래성장 가능성이 큰 신규사업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주캐피탈 매각에 나서자 유동성 위기 탓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아주그룹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문 회장은 아주캐피탈이 업계 2위인 알짜 계열사인데도 캐피탈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수후보들이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아주캐피탈 매각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문 회장이 아주캐피탈을 매각하는 동시에 신규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경영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주그룹은 수입차 판매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고 있는데 문규영 회장의 장남 문윤회씨가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그룹은 지난해 4월 아주네트웍스를 설립해 서울 한남동에 수입차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 판매 매장을 열었다.
문윤회씨는 쉐보레 수입 판매사업을 하는 아주모터스의 등기이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