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떠오른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대상 국가와 거래한 제3국 기업이나 기관들을 제재하는 것을 말하는데 ‘제3자 제재’라고도 부른다.
4일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다른 선택 방안들과 함께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국가든 (해당국가와)무역을 모두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과 무역하고 거래하는 누구도 미국과 무역 및 거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안보리의 각종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보란 듯이 핵실험 도발을 감행하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좀 더 확실하게 고립시키는 전략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군사대응을 제외하면 미국이 빼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대응 카드도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어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활용해 이란과 핵협상을 타결한 전례가 있다.
2010년 6월 이란의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가 미국 기업·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담은 ‘이란 제재법’을 처리했고 2015년 13년 만에 이란과 핵협상을 타결했다.
이번에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옥죄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북한 대외교역의 약 90%는 중국과 거래다.
트럼프는 북핵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해 왔는데 이번 북한의 핵실험 도발로 중국이 가운데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은 중국과 관계를 냉각시켜 오히려 북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무역 교역국이기도 해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빼들 경우 미국도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 상무부 국제무역관리청(IT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16년 중국으로부터 4626억2000만 달러(약 523조 6800억 원)어치를 수입하고 1156억 달러(약 130조8000억 원)어치를 수출했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낮은 가격대의 공산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는데 수입을 막을 경우 소비재 물가가 크게 치솟을 수 있다.[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