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
개별적인 계열사들의 역량이 단기간에 강화돼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전장사업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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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 부회장. |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들이 자동차 전장사업에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은 최근 일주일 사이 각각 290억 원, 4360억 원을 들여 신규공장을 설립하거나 기존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LG전자는 2018년 초까지 미국 미시간주에 전기차 부품공장을 세우기로 했으며 LG화학은 2020년까지 유럽 폴란드 전기차배터리공장의 생산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LG전자는 지주회사 LG와 손잡고 약 1조 원가량을 들여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인수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를 놓고 “확정된 사항은 없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이처럼 큰 규모로 투자를 벌이면서 개별적인 역량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가 1조 원 규모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받는다.
LG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과 관련해 삼성그룹이나 SK그룹과 달리 5천억 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2010년 LG생활건강이 4666억 원에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것과 지난해 LG화학이 4245억 원에 팜한농 사들인 것 정도가 눈에 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ZKW는 유럽 및 북미에 다수의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며 “LG전자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LG화학, LG이노텍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ZKW 고객사를 활용해 추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의 유럽 전기차 배터리공장 역시 그 규모가 경쟁업체들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유럽 배터리 생산규모가 2018년 각각 1.5기가와트, 3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LG화학은 이번 증설투자로 2018년 3기가와트에서 2020년 20기가와트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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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 |
LG그룹 계열사들이 미국, 유럽 등 주로 해외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모여 있는 데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놓고 관심이 높아 전기차용 전장부품을 공급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전기차 부품공장 부지로 선정한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는 기존 고객사인 GM외에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밀집돼있다. ZKW 역시 BMW, 볼보, 롤스로이스, 포르셰 등 유럽 주요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중국 25만7929대, 유럽 10만8639대, 미국 10만4178대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