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SM상선을 합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해운업 전문가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환구 흥아해운 부사장은 30일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진해운사태 1주년, 그 반성과 도약’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선복량을 내세워 한국 해운사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국해운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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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환구 흥아해운 부사장. |
이상식 현대상선 상무도 이날 세미나에서 정기선사의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선대규모 확충을 꼽았으며 인수합병을 선대규모 확충방안으로 내놓았다.
해운사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세계 해운업계 추세에 발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한국 원양해운산업 전략을 놓고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가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통합에 찬성했다“며 ”한진해운 사태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수용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되풀이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해운, 항만, 물류 회사들의 고위임원과 정부, 공공기관, 협회 등의 해운업 관계자, 학계와 언론 등 36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대상선과 SM상선 합병을 주장했다. 응답자들 해운업 관련 경력은 대부분 20~30년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통합을 주장했다.
지난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원인을 놓고 응답자의 30.8%는 해운 및 금융 당국의 정책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이 밖에도 ‘두 회사 소유주가 자기회사임을 의식했기 때문’, ‘해운전문가집단의 정책제언이 없었기 때문’, ‘합병으로 얻는 시너지가 부족했기 때문’ 등 답변도 나왔다.
향후 해운업 전략을 묻는 질문의 경우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정기선사 사이 협력을 늘리기 위해 국적 해운사들이 현대상선과 장금상선, 흥아해운의 ‘HMM+K2’ 컨소시엄과 중소규모 정기선사 컨소시엄을 양대 축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답변이 60%를 차지했다.
HMM+K2 컨소시엄과 중소형정기선사 컨소시엄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시아항로 발전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국적 정기선사들 사이 혼선과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진해운 사태의 원인’을 놓고는 응답자의 20%가 ‘해운 및 금융 당국이 해운산업 중요성을 놓고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한진해운 회생 의지 부족’이라는 답변이 17%, ‘정치적 요인 등 기업 외적인 환경’ 등을 포함하는 ‘기타’ 답변이 13%를 차지했다.
이날 세미나는 인천항만공사, 고려대학교 해상법연구센터, 국회 안상수 의원실이 주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