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추진해오던 도시바 반도체사업 지분인수에 쓴잔을 들었지만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며 “인수효과가 기대됐던 만큼 아쉬운 결과”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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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도시바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SK하이닉스와 일본 정부펀드, 미국 사모펀드 컨소시엄에서 미국 웨스턴디지털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의 소송에 부담을 안은데다 SK하이닉스로 반도체기술이 유출될 우려를 안아 매각대상자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됐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지분 일부를 확보해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공유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등 시너지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런 기회는 사실상 잡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웨스턴디지털의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가 업계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전부터 낸드플래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온데다 최근 인수전을 놓고 벌어진 갈등 때문에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 임직원들의 감정적 갈등이 깊어져 협력을 추진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이 4위권에 그치고 있는데 2위 도시바와 3위 웨스턴디지털의 협력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20조 원에 가까운 도시바 반도체 인수금액에 부담을 안아 향후 연구개발과 생산투자를 소극적으로 벌일 수밖에 없는 점도 SK하이닉스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도시바의 이번 결정으로 중화권업체가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할 잠재적인 리스크는 막았다”며 “SK하이닉스가 오히려 반도체사업에 더 좋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인수협상을 벌였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도 양쪽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