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할 때 필요한 증권회사를 계열사로 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해 증권회사를 계열사로 확보하려 했으나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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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체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비은행 금융계열사들이 필요한데 이 행장은 종합금융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바꾸는 방안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우리종합금융이 금융당국의 업무허가 인가를 받지 않고 외환장외파생 업무를 한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우리종합금융은 전신인 금호종합금융 때부터 외환·장외파생 업무를 해왔는데 2007년 자본시장법이 바뀌면서 해당 업무를 계속 하려면 금융당국에 신고를 하고 인가를 받아야 했지만 이를 누락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이 구상한 종금사의 증권사 전환카드는 당분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 및 수위가 언제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고 금융당국의 제재가 종금사를 증권사로 바꾸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종금사의 증권사 전환을 검토하는 것은 중지한 상태”라며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 등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이 추진한 방안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보유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혀왔다.
증권사를 설립하거나 증권사의 인수 등은 모두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다.
우리종합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종금라이선스를 포기하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우리종합금융이 올리는 순이익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카드다.
우리종합금융은 상반기에 순이익 111억6천만 원을 냈는데 우리은행 전체 순이익 가운데 1%에 불과하다.
이 행장이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도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은행은 하이투자증권 매각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8월 말경 하이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IMMPE는 사실상 발을 뺐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IMMPE를 통해 하이투자증권에 지분투자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DGB금융지주가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면서 IMMPE는 인수의사를 접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를 인수하려면 중대형사를 생각하고 있는데 마땅한 매물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지주사 전환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를 보유하는 것이 아직 급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