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1천억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이우현 사장이 말레이시아공장을 인수해 폴리실리콘사업을 개편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전망이 불투명해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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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OCI는 2015년부터 회사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23일 OCI에 따르면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갚기 위해 9월12일 회사채를 1천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이번 회사채는 3년 만기로 발행되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9월4일 진행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은행과 KB증권이다.
OCI는 올해 초에도 5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10억 원 규모의 물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OCI는 2015년 8월에도 1천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740억 원은 매수주문을 받지 못했다.
OCI 주력사업인 폴리실리콘사업 전망을 놓고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못한 탓이다.
2015년 회사채 발행 당시에는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것이지만 올해 초 진행한 수요예측은 지난해 4년 만에 영업흑자를 낸 뒤에도 팔지 못한 물량이 발생했다.
이우현 사장이 이번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OCI의 성장에 자신감을 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일본화학회사 도쿠야마로부터 말레이시아의 폴리실리콘공장을 인수하면서 폴리실리콘사업을 개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카본케미칼 등에서도 성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OCI 주력사업인 폴리실리콘사업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이번 회사채 발행이 흥행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증권업계에서는 OCI의 폴리실리콘사업을 놓고 올해 하반기는 물론 2018년까지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과 하반기부터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이충재 KTB증권 연구원은 “OCI 등 국내폴리실리콘 회사가 7월에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폴리실리콘제품을 중국에 수출했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중국 태양광설치량이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여 전 세계의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은 세계최대 태양광시장인 만큼 전세계 태양광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준다.
중국 국가에너지부가 올해 7월 태양광발전소를 2020년 하반기까지 100GW(기가와트) 더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올해 연간 태양광발전 수요에도 미치지 못한다.
OCI는 현재 한해에 생산한 폴리실리콘 가운데 60~70%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폴리실리콘사업의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하반기 OCI 폴리실리콘사업을 놓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정부가 11월 말 중국과 한국, 말레이시아의 태양광기업에 긴급수입제한 등 규제를 수도 있어 하반기 태양광제품 수요가 늘어 폴리실리콘 가격도 오를 것”이라며 “2018년에는 중국과 인도에서 태양광 설치가 확대되는 데 힘입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면서 OCI는 호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