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사들이 해운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하반기에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컨테이너선 건조 경쟁력을 앞세워 신규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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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전 세계 해운선사들이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어 하반기에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며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경쟁력이 있는 조선3사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최근 2년 동안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해운시장을 재편했다.
최근 중국 국영해운선사인 코스코는 홍콩의 오리엔탈오버시즈의 지분 68.7%를 6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7월 초에는 일본 3대 해운선사인 니혼유센(NYK)과 쇼센미쓰이(MOL), 가와사키기센(케이라인)이 컨테이너선사업부를 하나로 합병한 법인을 출범했다.
프랑스 컨테이너선사인 CMACGM도 싱가포르 선사 APL을 인수했고 글로벌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도 독일의 함부르크쥐트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해운시장의 인수합병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은 앞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박 확보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글로벌 무역 전문매체 JOC는 해운업계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보류해왔던 선박발주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일본과 중국의 조선사보다 컨테이너선 건조에서 앞서 있어 컨테이너선 발주증가의 수혜를 볼 수 있다.
조선3사는 중국과 비교할 때 인건비가 비싸다는 약점을 안고 있으나 선박품질이 좋아 해외선주들로부터 강한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선주들은 향후 선박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품운송을 맡긴 기업들에 배상금 등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 조선3사에 선박건조를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가장 먼저 컨테이너선 수주소식을 전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CMACGM은 2만2천TEU급 컨테이너선을 최대 9척 발주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에 CMACGM과 단독으로 협상해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등 CMACGM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수주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MACGM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발주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코스코가 오리엔탈오버시즈를 인수한 탓에 CMACGM이 전 세계 컨테이너선사 순위에서 4위로 밀렸다”며 “경쟁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