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을 마친 지 반년이 다 돼가지만 인력보충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문인력을 막연히 늘리는 것보다 명확한 운용철학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걸맞은 인원충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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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식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 |
6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2017년 제2차 기금운용역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6월 서류접수를 마친 뒤 국내외 증권투자를 비롯해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운용전략 등 기금운용 업무전반에 걸쳐 30여 명의 전문가를 선발해 8월 중 임용할 계획을 세웠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아직 채용이 진행중인 만큼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말까지 기금운용역 정원을 지난해 260명에서 275명으로 늘릴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운용인력이 목표보다 40명가량 부족해 2차 인력충원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이전 이후 3월 1차 채용공고를 내고 5월까지 기금운용역 채용을 진행했으나 지원자들의 자격미달 등으로 채용목표였던 30명의 절반가량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보건복지부는 전주 이전에 따른 인력이탈과 관련한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기금운용역의 보수를 점진적으로 시장 상위 50%에서 25%수준까지 인상할 계획을 세웠지만 1차 채용에서 실력좋은 기금운용역의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 말 발표한 기금운용평가에서 “기금운용본부는 전주 이전을 전후해 운용경험이 많은 실장 및 팀장급 고급인력이 상당수 퇴사하면서 전문성의 공백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기회에 기금운용본부의 인력운용과 관련해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기금운용본부는 전담인력 규모를 늘리기 이전에 국민연금이 어떤 조직의 특성과 규모를 갖출 것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민연금의 명확한 운용철학이 먼저 설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내부 자체 운용역량을 강화하고 위탁비중을 낮춰 외부에 지급하던 수수료비용을 내부인력의 동기부여를 위한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미국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펀드(GPIF)와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내부인력을 활용하기보다 외부위탁기관에 의존하는 형태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기금운용본부는 위탁운용과 패시브운용(시장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전략)비중이 높은 주식부문 인력은 과다한 반면 대체투자 인력은 인력확충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며 “기금운용형태에 따라 필요로 하는 인력의 전문성과 규모가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금운용본부가 운용하는 자금은 최근 600조 원을 넘어섰다. 현재의 수익률을 가정할 때 대략 2040년까지는 기금규모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 강화만큼이나 인력운용과 관련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