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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오너 리스크에 지주사 전환 서두를까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08-06 06: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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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오너 리스크에 지주사 전환 서두를까  
▲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의 오너 리스크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체제 전환 등 투명성을 높이는 지배구조로 변화를 서둘러 오너 리스크 극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 조현준, 효성 지주사체제 전환할까

6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과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 사장 등 오너일가가 효성 지분을 37.46% 확보했다.

재계에서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하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바라본다. 그런 만큼 효성은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현준 회장 등 오너일가는 그동안 효성 지분을 수차례 매입해왔는데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조현준 회장은 김규영 효성 사장과 각자대표체제를 갖추고 이상운 효성 부회장과 조현상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경영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임기 첫 해 지주사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할 수도 있다.

조현준 회장이 마음만 먹는다면 무난하게 지주사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효성은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지 않은 데다 효성이 지배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30% 이상으로 지주사가 보유해야 할 상장사 지분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조현준 회장이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효성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각 사업부문을 4개의 독립회사로 나누고 이 가운데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개편을 완성했다.

효성도 내부 7개의 PG를 분할회사로 쪼개되 섬유 등 조현준 회장이 뿌리를 내린 회사를 지주사로 내세우는 방식으로 지주사체제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

효성은 1997년 12월 효성그룹의 핵심계열사를 흡수한 뒤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 모두 7개 PG(Performance Group)로 나누고 각자 경영을 책임지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효성이 PG별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지주사체제를 갖추면 향후 조현상 사장과 계열분리할 때도 유리할 수 있다.

조현준 회장은 섬유와 정보통신PG를, 조현상 사장은 산업자재와 화학PG를 각자 육성해왔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은 지금까지 각 사업영역 운영을 놓고 서로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조현준 회장이 섬유와 정보통신사업을 진행하는 분할회사를 경영하고 조현상 사장은 산업자재와 화학 분할회사를 경영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계열분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효성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에 올해가 적기라는 분석이 계속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이 올해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기업가치 향상효과도 볼 수 있는 만큼 올해가 인적분할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며 “조현준 회장이 효성 대표이사에 올라 3세경영체제를 본격화하면서 지배구조개편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사 전환에 세금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적용이 2018년 말 끝난다는 점도 효성이 지주사체제 전환을 서두르도록 하는 요인이다.

◆ 문재인 정부에서 오너 리스크 부각

조현준 회장이 효성을 지주사체제로 전환한다면 오너일가의 곳간을 넉넉하게 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기조에도 발을 맞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조현준, 효성 오너 리스크에 지주사 전환 서두를까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조현준 회장 등 오너일가는 주식담보비율은 80% 정도에 육박한다. 그동안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효성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 조현준 회장 등 오너일가가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면서 지주사 지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지주사 지분을 언제든지 현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할 수도 있게 된다.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면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압박 등을 다소 덜어낼 수도 있다.

효성은 문재인 정부 들어 시민단체로부터 지배구조를 놓고 공격을 받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효성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점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도 효성 오너일가에서 지배하는 갤럭시아포토닉스가 세 차례에 걸쳐 발행한 유상신주 대부분을 효성이 인수한 점을 놓고 효성 경영진 5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과거 경제개혁연대 소장과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을 지내면서 효성의 지배구조를 놓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최근 “새 정부가 재벌개혁을 천천히 신중하게 추진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개혁의지가 후퇴하는 것으로 인식해 공권력에 도전하는 기업이 있다면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는데 효성으로서는 지배구조개편을 서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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