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레이 ABL생명보험 대표이사가 ABL생명의 내실다지기에 나섰지만 안방보험의 자본확충없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순레이 대표는 기존의 주력상품군을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 등으로 바꾸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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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레이 ABL생명 대표이사. |
순레이 대표는 1일 ABL생명으로 회사이름을 바꾼 뒤 개최한 출범식에서 변액보험이나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ABL생명은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덩치를 빠르게 불리는 가운데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자본건전성을 강화해왔는데 최근 안방보험 리스크가 불어지면서 스스로 자생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방보험은 ABL생명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해외투자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에 해외자산 매각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틀 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안방보험에 자산 매각을 지시한 적 없고 계획도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으나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해외기업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말은 끊이지 않고 있다.
6월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의 구속을 놓고도 중국 금융당국은 우 전 회장이 안방보험을 통해 권력층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는 설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이 해외투자에 몸을 사릴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안방보험은 이런 사건들이 불거지기 전 5월까지만 해도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3조 원을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ABL생명은 최근까지도 안방보험을 믿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대폭 늘렸는데 안방보험의 자본확충이 없으면 재무건전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BL생명이 2년 넘게 내리 순손실을 내고 있는 만큼 자본을 키우기는커녕 자본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ABL생명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순손실 87억4천억 원, 2532억5천억 원을 냈고 올해 1분기 역시 순손실 127억 원을 냈다.
ABL생명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돼 납입자본금을 까먹는 자본잠식까지 지속되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결손금이 2620억7천만 원으로 집계돼 납입자본금을 갉아먹었다.
ABL생명은 2014년 말과 2015년 말, 2016년 9월 말 지급여력비율(RBC)이 각각 199.5%, 183.6%, 196%로 200%를 밑돌았는데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안방보험으로부터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4050억 원의 자금을 받은 덕분에 올해 3월 말 217%까지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