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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지난 5월1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갤럭시S8 출시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반토막난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영업망을 지역별로 더 세분화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한다.
오포와 비보 등 중국 현지업체들이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전략을 통해 단숨에 점유율을 끌어올리자 맞대응을 하고 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국에 지역별로 분산돼있던 7개 영업조직을 모두 베이징의 총괄법인에 통합하는 조직개편이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중국 총괄법인이 직접 관리하고 영업을 지원하는 22개의 판매조직을 지역별로 분산해 신설하며 더 세분화된 영업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더 확대하고 중앙조직의 역할을 강화하는 의미의 조직개편”이라며 “시장상황에 더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8 출시 뒤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거대시장이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들이며 스마트폰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중국법인 무선사업부 총괄을 권계현 부사장으로 선임하는 인사이동도 실시했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하지 못한 만큼 꼭 필요한 보직인사를 별도로 진행한 것이다.
그 뒤 중국에서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점유율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역별로 세분화한 현지 영업망을 더 강화하는 전략에 나선 것은 최근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대폭 빼앗으며 급성장한 오포와 비보 등 현지업체들을 뒤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SA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스마트폰의 온라인 판매비중은 27% 정도로 인도(34%)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국토가 넓은 지리적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샤오미는 스마트폰시장 진출 초기에 이런 상황을 파악해 온라인에서만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전략을 쓰며 단숨에 중국에서 점유율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그 뒤 스마트폰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오포와 비보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지방도시까지 적극 확대하는 정반대 전략으로 나섰다. 그 결과 현재 화웨이에 이어 점유율 2, 3위에 각각 오르며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주로 스마트폰을 가전과 TV 영업망에 통합해 직접 판매하거나 미국과 한국 등 주요시장과 같이 이통사에 공급하는 전략을 유지했는데 갈수록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점유율은 3%로 지난해 2분기 7%에서 절반 이상 급락했다. 샤오미가 뒤늦게 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히는 전략에 성과를 내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대거 빼앗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지역별로 중국 유통망을 더 세분화하는 적극적인 변화에 나선 것은 당연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역시 최근 들어 중국에 직영판매점 ‘애플스토어’ 수를 점점 늘리며 팀 쿡 CEO가 직접 애플스토어 개막행사에 참여하는 등 현지화전략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영업망이 더 지역별로 세분화되며 중앙에서 직접 시장상황에 맞춰 더 긴밀하게 대응하는 체계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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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베이징의 삼성전자 오프라인 유통점. |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TV와 생활가전의 영업조직도 동시에 비슷한 방식으로 개편한다. 삼성전자가 중국 TV와 가전시장에서도 현지업체에 밀려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사물인터넷과 모바일결제 등 신사업 확대에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히는 데다 수익성도 다른 사업보다 높은 만큼 당분간 대부분의 역량은 스마트폰사업 회복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전략 성과는 중국과 시장상황이 비슷한데다 향후 세계 최대규모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수년째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샤오미가 인도에서 현지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내며 삼성전자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현지화전략의 성공 여부가 곧 인도를 포함한 기타 신흥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실험이 될 수 있는 셈이다.
SA는 “중국 스마트폰시장 특성상 지방도시까지 폭넓은 유통망을 관리하는 것은 특별히 어렵다”며 “하지만 중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해외시장 공략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