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픈 손가락인 롯데쇼핑의 중국사업은 회복이 요원해 보인다.
중국 철수설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지만 발을 빼기도 쉽지 않아 신 회장이 베트남에 거는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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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롯데쇼핑은 사드보복의 여파로 실적이 급락하면서 중국리스크를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은 중국 롯데마트의 운영마비로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현재 중국에 있는 롯데마트 점포 112곳 가운데 87곳이 영업정지 또는 자체휴점 상태다. 2분기 해외사업 영업손실도 5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억 원 불어났다.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기로 하면서 한중관계 회복은 한걸음 더 멀어졌다. 기대를 걸어온 문재인 대통령의 조기 방중도 사실상 성사가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사드보복 사태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중국사업의 위험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업정지가 해제돼도 중국 대형마트 업계에서 롯데마트의 낮은 시장지위나 사드사태로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기 힘들어 보인다.
중국 롯데마트는 사드이슈 전부터 중국시장에서 고전해 왔다. 2013년 이후 매출이 내리 뒷걸음질하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대비 14.2% 급감했다. 실적이 반등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는 셈이다.
중국에서 물러서기도 쉽지 않다.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중국에 10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23개 계열사가 진출했는데 롯데마트가 발을 빼게 되면 다른 계열사들도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다.
롯데쇼핑이 중국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면서 베트남사업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요즘들어 베트남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신 회장은 재판으로 바쁜 와중에도 24일 직접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롯데몰 하노이’ 사업계획을 살폈다. 25일엔 호찌민으로 응웬 탄 퐁(Nguyen Thanh Phong) 호찌민 인민위원장과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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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롯데자산개발> |
롯데그룹은 2020년 하노이의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 원을 들여 ‘롯데몰 하노이’를 짓는다. 호찌민에는 10만여㎡ 규모 부지에 사업비 2조 원을 투입해 백화점과 쇼핑몰, 영화관,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를 2021년까지 짓기로 했다.
신 회장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중국사업의 실패를 베트남에서 만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베트남 역시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진출로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고 베트남 편의점들이 높은 가격경쟁력을 보이는 등 녹록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국사업의 경우 인건비 등 비용을 최소화하고 베트남은 자체브랜드(PB)개발과 판매채널을 확대할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내년 영업흑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