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이 아프리카에서 모바일머니 거래사업을 발판으로 온오프라인 결제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해 중국과 미얀마 등 아시아 지급결제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금융권 최초로 아프리카 카드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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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
하나카드는 탄자니아 통신사 보다콤과 손잡고 하나카드의 모바일결제플랫폼 ‘1Q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시스템을 모바일머니 거래에 적용하기로 했다.
다른 카드회사들이 해외에서 자동차할부금융과 소액대출에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정 사장은 지급결제업무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프리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지급결제업무를 펼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 중국 길림은행과 미얀마의 결제 네트워크 업체인 MPU(Myanmar Payment Union), 베트남 국영상업은행(BIDV) 등과 지급결제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또는 비밀유지협약을 맺었다.
중국 텐센트의 모바일결제회사인 위챗페이와 손잡고 8월부터 일본에서도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아프리카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핀테크가 활성화된 데다 앞으로 지급결제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곳으로 꼽히는 만큼 미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는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 오히려 이런 점이 핀테크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아프리카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005년 8700만 명에서 2015년 7억1천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모바일뱅킹을 통한 송금 및 결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1억8300만 명의 사용자가 모바일 전자지갑을 사용하고 있으며 모바일머니인 ‘M-PESA’는 아프리카에서 현금을 대체하는 결제하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아프리카에서 거래되는 모바일머니 비중이 글로벌 모바일머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모바일머니가 아프리카에서 대체 금융수단이 되고 있다”며 “기존 모바일머니 서비스 이용이 현 상태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아프리카에서 핀테크산업의 성장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사장이 국내 지급결제시장에 핀테크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업체 등이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핀테크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프리카로 눈을 돌린 이유다.
다만 아프리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현지 금융당국의 심사를 넘어야 하는 점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만큼 현지 금융당국의 심사가 더욱 까다로울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카드회사들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하나카드는 아프리카라는 새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라며 “아프리카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과 열악한 금융인프라 등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