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과 간담회에서 직접 ‘갓뚜기’를 언급하면서 오뚜기의 착한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착한 이미지가 결국 실적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도 올랐다.
착한 기업 이미지가 실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까?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가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기 시작한 지난해 오뚜기는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이 2015년 20.5%에서 지난해 23.2%까지 올랐다. 오뚜기는 라면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지 9년 만이다.
이를 두고 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가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오뚜기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둔 이유는 진짬뽕과 진짜장 등 신제품이 연이어 대박을 낸 덕이 크다. 두 제품 덕분에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도 20%를 넘겼다.
특히 진짬뽕은 오뚜기의 최고 히트작품으로 통한다.
진짬뽕은 2015년 10월 출시돼 출시 50여 일 만에 판매 1천만 개를 돌파했고 1백여 일 만에 5천만 개 넘게 팔렸다. 2016년에는 1억5천만 개가 팔리며 일부 대형마트에서 농심의 신라면을 밀어내고 판매량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오뚜기가 라면가격을 동결한 점도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라면가격 동결은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오뚜기는 2008년 가격을 올린 뒤 진라면을 비롯한 주요제품의 출고가를 동결했다. 올해 역시 라면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
같은 기간 농심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주요제품의 출고가를 여러 차례 올리면서 오뚜기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오뚜기가 라면가격 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라면시장에서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저항이 큰 라면가격을 굳이 올리기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해 점유율을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뚜기는 라면 외에 다른 가공식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라면이 주력인 농심이나 삼양보다 라면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도 덜한 편이다. 해외기반이 취약해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중요한 점 역시 가격을 동결한이유로 지목된다.
오뚜기는 2012년 이후 해외매출 비중이 줄곧 10% 아래를 맴돌고 있다. 오뚜기의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350억 원으로 농심과 삼양은 물론 팔도보다도 적다.
|
|
|
▲ 함영준 오뚜기 회장. |
다만 착한 이미지는 주가에는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 오뚜기가 청와대의 기업인간담회에 초청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뚜기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7.25%나 올랐다. 장 초반 18.66% 급등하기도 했다.
꾸준히 쌓아오던 착한 기업 이미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간담회 초청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앞으로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선호도가 오르면서 마케팅 비용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반면 나쁜 이미지가 실적에 타격을 준 사례는 많다.
남양유업이 대표적이다. 대리점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12년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637억 원에 이르렀지만 2013년 영업손실 175억 원, 2014년 영업손실 261억 원을 봤다. 그 뒤 흑자로 전환하긴 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418억 원으로 대리점 사태 이전까지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
미스터피자와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들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이미지 추락에 따른 매출하락을 호소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폭행사건 이후 매출이 급감해 60여 곳의 가맹점이 폐점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불거진 갑횡포 논란도 가맹점주들에 타격을 입혔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역시 최호식 전 회장 사건 직후 매출이 주중은 30~40%, 주말은 20~30%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