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NH농협금융의 체질개선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수익성을 강화해 4대 금융지주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
|
▲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NH농협금융의 자산규모는 6월 기준 381조6천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414조 원)와 KB금융지주(422조 원), 하나금융지주(443조 원)와 차이가 크지 않다.
반면 순이익 격차는 크다.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규모를 살펴보면 신한금융 1조8891억 원, KB금융 1조8602억 원, 하나금융 1조310억 원, NH농협 5127억 원 순이다.
NH농협금융지주가 상반기에 2012년 신경분리 이후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다른 금융지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NH농협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살펴보면 신한금융 2.02%, KB금융 1.98%, 하나금융 1.94%, NH농협금융 1.76%다.
김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체질변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과제로 주문했다.
김 회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시대가 바뀌었으니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며 “옛날 제도를 고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이 참여하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를 8월에 만들어 NH농협금융의 약점으로 꼽히던 자산운용도 강화한다. 기존에 농촌지역과 고령층에 집중된 고객군을 도시와 젊은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수익구조도 개선한다.
김 회장은 “비효율적 관행은 없애고 수수료나 이자는 적정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점포 운영을 비롯해 방카슈랑스와 펀드 등 비이자이익부문도 다른 곳과 비교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협력하는 ‘CIB협의체’를 강화해 투자금융(IB)부문에서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도록 주문했다. 농협의 200조 원 규모의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이 이를 바탕으로 NH농협금융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다만 NH농협금융의 정체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H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뒤 농업과는 무관하게 수익을 거두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협동조합노조는 “NH농협금융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게 되면 영업이익 확대를 위해 농업과 농촌은 간단히 버릴 것”이라며 “NH농협금융 투자은행 부문의 무한 확장은 농협 조합원들의 농심(農心)을 배반한 행위로 NH농협금융은 이제 한국농업의 현실과 무관하게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지난해 취임한 뒤 농협을 놓고 목표만 있지 목적을 잊어버린 조직이라며 ‘농심’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익을 더 내기 위해 임직원들의 역량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같이 민간금융회사이면서 동시에 농협이라는 협동조합의 테두리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업과 농업지원을 적절히 아우르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