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수주가뭄에 따른 일감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거제조선소에 있는 2개 도크(선박건조대)의 가동을 중단한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거제조선소의 해상플로팅도크 1호기인 ‘G1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을 31일 진수한 뒤 이 도크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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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수주잔고가 빠르게 감소하며 일감절벽 현상이 심화하자 생산능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말 기준으로 222억 달러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말과 비교해 수주잔고가 23% 감소했다.
6월 말에도 육상도크 가운데 가장 오래된 도크인 육상1도크의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중공업은 육상도크 3기와 해상플로팅도크 4기, 해양플랜트전용도크 1기 등 모두 8기의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4분의 1인 2개 도크는 일감이 적정수준 확보되기 전까지 당분간 멈추게 됐다.
G1도크는 2001년 11월에 처음으로 가동했다. 삼성중공업은 바다 위에서 단 10개의 초대형 블록을 이어 한 척의 선박을 완성하는 ‘메가블록공법’을 적용해 G1도크에서 2002년 1월 세계 최초로 해상에서 선박건조에 성공했다.
G1도크는 선박건조에 성공하기 전까지 플로팅도크를 선박수리용 작업장으로 사용됐다.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이 플로팅도크에서 선박을 건조한 것을 놓고 세계 조선산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플로팅도크는 육상도크를 건설할 때보다 제작비용이 적게 들고 건조기간이 짧아 단기간에 적은 투자만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할 수 있는 설비로 꼽힌다. 또 플로팅도크에서 메가블록공법을 사용해 선박을 건조하면 육상도크에서 배를 만들 때보다 건조기간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조선산업의 호황기에 플로팅도크 설비를 확충해 생산능력을 확 늘렸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조선업황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자 결국 도크의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