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의 급증으로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순이익 증가기조는 올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단 하반기에는 희망퇴직에 따른 인원 조정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 다소 둔화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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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은 2분기에 순이익 4608억 원을 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1% 늘었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상반기 순이익은 1조98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6.4%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 2011년 상반기 이후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이어지고 신탁 및 펀드, 외환·파생 등 핵심 비이자이익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가운데 판매관리비와 대손비용이 지속해서 줄어든 효과”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551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5% 늘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75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외환·파생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의 상품판매 호조가 비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고객들이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1%대에서 머물자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1조538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5% 줄었다. 올해 상반기 명예퇴직급여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상반기 명예퇴직급여는 6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상반기(920억 원)보다 93%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45%로 지난해 말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좋아졌다.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한 여신의 비중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월 말 기준으로 0.8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0.08%포인트 개선됐다.
부실채권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80.7%로 지난해 말보다 15.7%포인트 높아졌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할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계열사별로 상반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우리카드 619억 원, 우리종합금융 120억 원 등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시장 영업확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해 비이자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민영화 이후 실적 향상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뒷문잠그기를 통한 대손비용의 안정적 관리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순이익 1조556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23.39% 증가하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8%대로 하락했고 연체율도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는 등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에 희망퇴직에 따른 인원조정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내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비은행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됏다.
우리은행의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부문 비중은 10% 안팎이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은 비은행부문의 이익 비중이 23.3%에 이르고 특히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의 경우 최근 30%를 넘어선 데 비하면 낮다.
한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비은행부문을 확대하기 위해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한 포석을 깔면서 터를 닦아 놓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