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영업점 축소에 속도를 내면서 다른 시중들도 지점 통폐합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영업점 축소를 두고 갈등을 빚다가 잠정합의를 보면서 점포 통폐합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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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안으로 90개의 영업점을 폐쇄해 전국에 36개 영업점만을 남기게 된다. 한국씨티은행은 7월에만 모두 35개 영업점을 폐쇄한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지점폐쇄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금융 시대를 맞으며 비대면채널을 강화하면서 점포수를 점차 줄이고 있는데 한국씨티은행의 공격적 지점폐쇄전략을 보고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사상 최대인 80여개 점포를 통폐합할 것이라고 계획을 세웠다. KB국민은행은 69개, KEB하나은행이 76개, 신한은행이 28개 등의 점포를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이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B국민은행은 연초 계획했던 69개의 점포를 이미 폐쇄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상반기동안 86개의 점포를 없앴다.
시중은행은 점포를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들고 있어 지점을 폐쇄해도 고객의 편의를 해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전체 은행 서비스 가운데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비율이 80.6%로 최고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창구거래의 비중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지점을 유지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절감해 비대면채널 강화 등 디지털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
이석근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6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고비용 구조의 영업점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은행 지점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100으로 본다면 모바일을 이용한 서비스는 1이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많은 영업점을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도 변수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들에게 점포 통폐합을 추진할 경우 고객 불편을 줄이고 건정성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지도 공문을 보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이 은행의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규제할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추진했는데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합의하자 당장 개정안 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