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SK증권 매각을 ‘졸속매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SK증권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고 있지 못한 데다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인수후보자들의 인수의지가 꺾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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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동 SK증권 노조 지부장이 6일 SK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K증권 졸속매각 규탄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SK증권 소액주주들은 이번 SK증권 지분매각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15일과 16일에 각각 SK증권 매각반대를 위한 집회를 연다.
대형증권사 및 지방금융지주 등 SK증권 지분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곳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SK증권 주가가 크게 떨어진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주가는 10일 SK증권 인수후보가 알려지기 전인 6월27일 주가와 비교해 20.69% 떨어진 1495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증권 우선주도 6월27일과 비교해 45.6% 하락한 49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수후보가 알려지기 전에는 매각 기대감 등이 반영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SK그룹은 SK증권을 안정적으로 경영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곳을 인수후보자로 꼽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 인수후보자 3곳을 바라보는 시각은 차가운 셈이다.
SK증권 노조도 SK증권 지분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등이 모두 인수후보로 부적절하다며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증권 노조는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경우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데다 자본금 471억 원, 현금성 자산 3억 원으로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재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취업규칙 변경과 급여 인상 등의 문제를 놓고 직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점, 호반건설의 경우 금융업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편법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각각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SK증권 노조는 사측이 매각을 강행할 경우 파업을 하는 방안과 함께 인수후보자들의 대주주적격성 결여 사유를 금융당국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과정에서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각이 무산됐었던 점을 감안하면 노조의 강경한 반발은 인수후보들의 인수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업 인수합병과정에서 노조 및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는 경우는 많지만 문제는 SK그룹이 이들의 반발을 무마할 시간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SK그룹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8월2일까지 SK증권 지분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 일각에서 이번에 매각이 무산될 경우 SK증권 지분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들어 SK그룹이 공정위에 2년의 유예기간 연장을 신청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