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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박열'의 스틸 이미지. |
영화 '박열'이 충무로에서 인상적인 성적표를 쓰면서 메가박스의 투자배급사업이 한층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메가박스는 극장점유율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박열은 개봉 2주차에도 흥행세가 꾸준하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이 개봉하면서 기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박열은 주말 누적관객수 180만 명을 돌파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2위, 한국영화 가운데 1위를 지켰다.
개봉 첫날인 6월28일엔 관객 20만1976명을 모으면서 올해 한국영화 최고흥행작인 ‘공조’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기도 했다.
순제작비 26억 원 수준의 저예산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박열은 개봉 9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관객 15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억~30억 원의 순제작비를 쓴 저예산영화들의 투자수익률이 –32%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메가박스의 자회사인 메가박스플러스엠은 1분기에도 '너의 이름은'을 배급해 애니메이션으로선 이례적으로 관객 365만 명을 모았는데 박열로 2연타를 친 셈이다.
메가박스는 당초 경쟁사인 CJCGV, 롯데시네마와 달리 계열 배급사를 갖추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메가박스플러스엠을 설립해 투자배급을 겸업하고 있다.
상영관이 계열 배급사를 둘 경우 계약의 복잡성에 따른 거래비용 감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배급사와 결합되어 있지 않은 독립 상영관은 모든 영화의 관람료 수입을 배급사와 나눈다. 이 때문에 계약내용이 조정될 경우 사후 재협상 비용이 발생하지만 수직결합 상영관은 비계열사 영화의 관람료 수입만 분배하면 된다.
메가박스플러스엠은 지난해에도 영화 12편을 배급해 관객 630만 명을 동원하면서 전년보다 관객수가 110.7% 증가했다. 특히 '동주'의 경우 제작비가 6억 원에 불과해 손익분기점이 27만 명인데 117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대성공을 거뒀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는 ‘2016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통해 “메가박스는 지난해 '동주', '미씽: 사라진 여자' 등으로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려 고무적인 한 해를 보냈다”며 “중, 저예산 영화의 꾸준한 투자배급을 통한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메가박스는 극장점유율도 공격적으로 늘려가며 CJCGV에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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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선 메가박스 대표. |
메가박스는 2015년 8월 제이콘텐트리가 지분 100%를 인수한 뒤 빠르게 덩치를 불렸다. 5월 기준 메가박스의 전체 상영관수는 97개로 인수 이전인 2015년 6월보다 42% 증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객수 기준 CJCGV의 점유율은 1분기에 47.1%로 2015년 2분기 보인 49.7%보다 소폭 하락했다”며 “이는 메가박스의 적극적인 외형 성장세에 기인한다”고 파악했다.
지금까지 CJCGV가 주로 들어서던 신세계그룹의 상권을 최근 메가박스가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경기점, 센턴시티점, 의정부점 등에 CGV를 입점시켜 직접적인 계약관계는 없지만 업계에선 협력관계로 바라봤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개장한 스타필드하남에 이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도 메가박스가 입점하면서 신세계그룹과 CJCGV의 결별설이 굳어졌다. 앞으로 문을 열 고양, 안성, 청라 등 수도권 스타필드 매장에도 메가박스가 들어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