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카메라의 핵심부품인 이미지센서 반도체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신사업 발달로 이미지센서 수요의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영역에 전문화된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갖춰내며 글로벌 1위 소니를 뛰어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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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
9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은 2021년까지 연평균 9% 정도의 성장률을 보여 20조 원 가까운 규모의 사업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에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집중됐던 이미지센서 수요가 점차 웨어러블과 의료기기, 가상현실기기와 자동차 전장부품 등 신사업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과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에 적용되는 자동차용 고성능 카메라 수요가 늘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용 이미지센서시장은 연평균 48%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IC인사이츠는 “이미지센서는 적용분야 확대로 제2의 성장기에 들어갔다”며 “스마트폰의 고사양화로 듀얼카메라 탑재도 확대되며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변화에 맞춰 여러 사업분야에 전문화된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시장성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열린 모바일전시회 ‘MWC상하이2017’에서 새 브랜드 ‘아이소셀’을 적용해 내놓는 이미지센서 라인업 4종을 최초로 공개했다.
어두운 곳에서 이미지 인식률을 높이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하는 기능을 강화한 이미지센서, 초소형 기기 또는 듀얼카메라 적용에 특화한 제품이 포함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지센서를 브랜드화해 고객사와 소비자들이 모두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성능을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며 “외부고객사에 공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소니가 35%, 삼성전자가 2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과점체제를 갖추고 있다. 후발업체들은 대부분 중국과 대만업체, SK하이닉스 등으로 기술경쟁력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니는 그동안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S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미지센서 공급을 독점하며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했다.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소니의 이미지센서 탑재를 주요 마케팅 요소로 강조할 정도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와 같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입지가 약한데다 대부분의 제품을 자체생산하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하며 시장점유율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미지센서에 처음으로 별도 브랜드를 적용해 내놓은 것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소니의 인지도를 따라잡는 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에서도 이른 시일 안에 소니를 충분히 제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 수십조 원대의 대규모 생산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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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아이소셀' 브랜드로 재편해 내놓은 이미지센서. |
삼성전자는 7월 평택 신규 반도체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기존 화성과 기흥사업장의 반도체공장 일부를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PC 등의 사업부진으로 수년째 구조조정을 이어오고 있는 소니의 투자여력은 삼성전자에 비해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
또 소니가 듀얼카메라와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등 신사업분야에 대응이 늦은 반면 삼성전자가 훨씬 앞서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은 것도 시장전망을 밝게 한다.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은 어두운 곳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인식능력을 높인 이미지센서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강화에 활용성이 높은 기술로 완성차 고객사 확보에 힘을 실을 공산이 크다.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최근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듀얼카메라모듈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전용 이미지센서를 동시공급하는 수직계열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소니의 경우 최근 실적부진으로 카메라모듈사업을 중단해 이런 성과를 보기 어렵게 됐다.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반도체사업의 영역확대 기반을 닦고 있다”며 “새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소니 등 경쟁업체를 강력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