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정부의 실손보험료 인하압박에 여력이 되는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면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8월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6%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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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2.7% 인하한데 이어 올해 들어 메리츠화재, 악사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뉴시스> |
지난해 말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2.7% 인하한데 이어 올해 들어 메리츠화재, 악사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겼다.
1분기 손해보험사 11곳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실손보험료 인하를 막기 위한 ‘눈치보기’라는 말도 나온다.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나중에 실손보험료 인하압박이 들어왔을 때 정부에 호소할 수 있는 카드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서민 생활물가 안정의 일환으로 실손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의료보장체계는 정부의 국민건강보험과 민간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으로 나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실손의료보험의 보장 범위는 줄이겠다고 밝혀왔다.
실손의료비의 지출을 줄여 결국 민간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인하하도록 유인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을 연내에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는 여건이 만들어졌지만 실손보험에서는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를 인하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평균 130%대로 나타났다. AIG손해보험의 경우 221%의 손해율로 가장 높은 수준이고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107%의 손해율을 보였다.
또 실손의료보험은 가입건수가 3400만 건이 넘을 만큼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실손보험료가 전면적으로 인하된다면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