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유전자변형식품을 둘러싼 논란에 불이 붙으면서 가시방석에 앉았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전자변형 작물을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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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전자변형식품의 안전성과 표시제도를 놓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SBS스페셜은 원인불명의 발작증세를 일으키던 16살 미국아이 제이콥이 옥수수 가공제품 등 유전자변형식품을 끊고 정상생활이 가능해졌다는 내용을 ‘밥상 디톡스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25일 방송했다.
최근 PD수첩에서 국내 판매량 10위 라면제품의 절반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GMO)가 검출됐다는 실험결과가 방송되면서 ‘GMO 라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에 쏠리는 눈초리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국내기업이 수입한 유전자변형 작물 가운데 CJ제일제당이 31.98%인 340만 톤을 수입했다.
특히 유전자변형 대두(콩)는 CJ제일제당이 60%, 사조해표가 40%를 들여왔다. 이 회사들은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유전자변형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설탕대체감미료도 대량 유통하고 있다. 2015년 내놓은 ‘타가토스’와 ‘알룰로스’로 차세대 감미료 시장을 공략해 2020년까지 매출 7천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CJ제일제당과 삼양, 농심 등 식품업체들은 과거 터키에 라면을 수출하려다 반죽유화제로 유전자변형생물체 원료를 사용하고 이를 표시하지 않아 거절당하기도 했다. 터키, 유럽, 중국 등에선 유전자변형생물체 성분이 미량만 검출돼도 이를 표시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유전자변형생물체가 원료인 제품이라도 유전자변형생물체 DNA나 단백질이 발견되지 않으면 사용 여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또 식품에 포함된 양이 3% 이하이거나 많이 사용한 5가지 원재료에 포함되지 않으면 표시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 4곳이 발표한 ‘유전자변형생물체표시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 438종 가운데 유전자변형생물체 표시가 있는 제품은 수입제품 2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유전자변형생물체 완전표시제를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완전표시제란 가공식품에 유전자변형 DNA가 남아있지 않더라도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원재료로 사용했다면 모두 그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는 방안이다.
유전자변형 원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용유나 간장, 액상과당 등은 가공과정에서 유전자변형 DNA 등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표시의무가 없지만 완전표시제가 시행될 경우 사용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모두 식음료기업인 CJ제일제당의 핵심품목이다.
현재 국회에 이 완전표시제를 뼈대로 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4건 계류돼 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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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유전자변형생물체(GMO)반대전국행동이 완전표시제 및 학교급식 유전자변형생물체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는 안전성을 놓고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던 만큼 표시 제도를 강화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또 학교와 어린이집 등 공공급식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 식재료를 퇴출하겠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5월29일 국정기획자문위 업무보고에 유전자변형생물체 표시 강화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29일 소비자 10명 가운데 9명이 유전자변형생물체 완전표시제 도입을 찬성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천 명이 조사대상이었으며 이들의 55%는 유전자변형생물체 식품을 먹고 새로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유해성이 실제로 있는지와는 별개로 알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윤철한 경실련 국장도 "소비자는 내가 먹는 식품에 유전자변형생물체가 들어있는지 알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