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고액 인수에 발목이 잡힌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언제 회복될까?
현대자동차 주가가 한전부지 낙찰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전부지 고액 인수에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주가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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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 주가는 8일 심리적 저지선인 18만 원을 밑도는 17만8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 주가가 18만 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3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 주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외환시장에서 예상 밖의 급등세를 보이며 107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개월 만의 최고치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18일 한전부지 낙찰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낙찰 받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현대차 주가는 21만8천 원이었다. 한 달도 안돼 19% 가량 떨어진 셈이다.
한전부지 인수에 10조5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붓자 현대차가 연구개발비와 배당 등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낙찰 이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지난해 3분기보다 3.7% 감소한 1조9353억 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1조9천억~2조 원 대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8천억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증권사도 수두룩하다.
현대차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나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현대차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경우 추가적인 주가하락도 피할 수 없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반등으로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고 저가 매력도 또한 매우 높다”면서도 “그러나 기대 수준의 신차효과 재개와 한전부지 매입 이후 명확한 주주환원정책이 구체화돼야 가치 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처 발휘되지 못한 신차효과, 환율 반등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부담으로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이 우려된다”며 “부정적 이슈가 희석되고 실적 우려가 소멸되는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3분기 실적은 오는 24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함께 한전부지 입찰에 참여한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주가도 낙찰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 3곳의 시가총액은 낙찰 이후 현재까지 모두 14조 원 가량 증발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지난달 17일 27만9천 원에서 9일 24만2천 원으로 13% 가량 떨어졌다. 기아차 주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9일 지난달 17일보다 5% 가량 낮은 2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