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가 롯데쇼핑에서 독립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롯데시네마가 분사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지만 롯데시네마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만만치 않은 만큼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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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 |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가 9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롯데쇼핑 사업부로 있을 때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 확대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는 업계 2위이지만 1위 CJCGV와 격차가 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롯데시네마 시장점유율은 30.1%다. 1위 CJCGV는 49.7%, 3위 메가박스는 17.3%다. 스크린 수는 4월 말 기준으로 CJCGV가 1027개, 롯데시네마는 798개, 메가박스는 597개다.
롯데시네마는 그동안 롯데쇼핑 안에 속해 있어 의사결정이 더디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력사업에 치여 주도적으로 경영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시네마는 수십년째 CJCGV에 이어 업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롯데시네마는 분사를 통해 영화산업의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받는다.
특히 국내는 성장정체인 점을 감안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활로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5월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2010년 12월 중국에도 진출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해외에서 41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롯데시네마 분사를 통해 영화사업 강화보다는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키우기를 노리고 있는 만큼 분사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쇼핑이 롯데시네마 분사를 발표하자 증권가에서도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일제히 내놓았다. 롯데쇼핑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영화사업에 별다른 의욕이나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분사결정을 두고 영화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롯데시네마를 둘러싼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다. 1위 CJCGV와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고 3위 메가박스와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특히 메가박스는 2015년 5월 중앙일보 계열의 제이콘텐트리 품에 안긴 뒤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만 6개 극장, 42개 스크린을 열었다.
제이콘텐트리는 최근 출점확대를 위해 자회사 한국멀티플렉스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20%를 매각해 1100억 원도 확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상영업과 배급업의 겸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롯데시네마에 부담이다.
롯데시네마는 영화상영관 롯데시네마와 영화의 투자 및 배급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한다.
현재 배급업과 상영업의 겸업을 금지하는 법안 2건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이 법안에 따르면 롯데시네마는 상영업이나 투자 및 배급사업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