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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생존 위해 외부투자 끌어낼 수 있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7-06-20 15: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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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몇 년째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존속 가능성에 의문이 따라붙고 있다. 신규투자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현 상황을 타개할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최근 2년 동안 본 영업손실이 1조1천억 원가량에 이른다.  2015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1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1년 반 만에 투자금이 모두 사라진 셈이다.

  김범석, 쿠팡 생존 위해 외부투자 끌어낼 수 있나  
▲ 김범석 쿠팡 대표.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4년까지만 해도 1천억 원대에 그쳤지만 2015년 5천억 원대로 훌쩍 뛰었고 지난해에도 늘어났다. 쿠팡의 현금 보유액도 2015년 말 6566억 원에서 지난해 말 3633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역시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금 보유액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수익구조가 아직 안정되지 않은 만큼 외부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외부투자가 버틸 수 있는 체력이자 생존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쿠팡은 2014년 5월과 11월 미국 세콰이어캐피털과 블랙록으로부터 각각 1억 달러, 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2015년 6월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외부투자 소식이 들리지 않아 불안한 시선은 늘어나고 있다.

김범석 대표는 4월 쿠팡이 5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내자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앞서 유치한 투자금 대부분이 남아 있어 현금 보유액은 건실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곳곳에서 쿠팡의 유동성을 두고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쿠팡은 4월 임금을 인상한 뒤 1~3월 인상분에 대한 소급 지급을 미뤄 직원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지난해에는 4월에 임금을 인상한 뒤 1~3월 인상분을 함께 지급했는데 올해는 이를 별다른 이유없이 미룬 것이다.

대량해고, 평가제도 변경 등 최근 쿠팡맨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갈등도 쿠팡이 로켓배송 유지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을 줄이려고 시도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쿠팡의 성장동력이었던 쿠팡맨의 존속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은 쿠팡맨을 통해 1년에 매출 1조 원 이상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쿠팡맨은 쿠팡에 그만큼 큰 비용부담을 안기고 있다.

쿠팡은 쿠팡맨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택배보다 4배가량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구조에서 투자 유치가 계속 이뤄질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쿠팡이 외국인임원 영입에 공들이고 있는 이유도 외부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쿠팡의 임원진 10명 가운데 8명이 외국인이다. 최근 회사를 떠난 헨리 로 물류담당 수석부사장은 아마존과 알리바바를 거쳤고 그 외에 그루폰과 핀터레스트 등 외국계 물류회사나 유통회사, IT회사 출신이 대다수다.

로 부사장의 후임도 아마존 출신 외국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공석이던 글로벌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에 또다시 아마존 출신 외국인을 영입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과 소통차질, 한국시장의 낮은 이해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범석 대표가 최근 잇따른 구설수에도 또 거액을 들여 외국인 임원을 영입한 것을 두고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며 “임직원과 소통보다는 외부투자를 고려한 인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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