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매각을 위해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까?
KDB산업은행이 조만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과 관련한 금호산업의 입장을 놓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
|
|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관계자는 19일 “상표권 사용조건과 관련해 금호산업의 최종입장을 전달 받은 만큼 상표권 사용료 조정은 더 이상 쉽지 않아 보인다”며 “채권은행들의 일정이 확인되는 대로 이른 시일 안에 주주협의회를 열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내심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사용조건과 관련해 금호산업 측의 변화를 기대했으나 금호산업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강경한 태도로 응수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금호산업의 이사회 결정을 상표권 사용과 관련한 최종입장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13일 금호산업에 보낸 공문에서 “금호산업이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이번에 통지하는 내용을 최종의견으로 이해할 것”이라며 “금호산업의 최종의견을 고려해 이번 거래와 금호타이어의 경영 등과 관련한 적절한 후속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주주협의회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다른 사례와 시장가치 등을 고려해 상표권 사용조건을 정했다고 주장하지만 산업은행은 박 회장 측이 요구하는 조건을 놓고 매각을 방해하는 행위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지속적으로 경영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 2015년에 이어 지난해 경영평가에서도 D(부진)등급을 받을 경우 채권단은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은 만큼 경영권이 박탈당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 역시 잃게 된다.
채권단은 경영권 회수와 별개로 금호타이어의 처리방안을 놓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더블스타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온 만큼 현 상황에서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는 금호산업의 상표권 사용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채권단이 채권만기연장 등을 포함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경우 입장을 바꿀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은 더블스타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법정관리, 금호홀딩스지분의 담보권행사 가능성 등도 검토하겠지만 금호타이어의 부도는 채권단 입장에서도 부담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는 만큼 금호타이어 처리방안은 산업은행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주주협의회의 협의를 거쳐 앞으로 진행사항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채권단 측에 제시한 상표권 사용조건인 △매출액의 0.5% 사용료 △사용기간 20년 보장 △독점적사용 △중도에 해지불가 등을 재확인한 뒤 산업은행에 이를 공식적으로 회신했다.
산업은행은 애초 13일 금호산업에 공문을 보내 △매출액의 0.2% 사용료 △5년 의무사용 뒤 15년 추가사용 △5년 사용 뒤 해지가능 등의 조건을 받아들일 것으로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