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길 수 있을까?
연 매출 1조 원을 넘긴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단 3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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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늘었다. 지난해 무역센터점이 거둔 매출은 83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증축을 마친 뒤 6개월 만에 매출 5천억 원을 넘었다. 8월 말부터 올해 2월 말까지 6개월 동안 거둔 매출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매출이 36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 1조 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업계는 본다. 특히 하반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현재 공사중인 코엑스몰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 고객유입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4년 동안 증축을 통해 영업면적을 종전의 3만3800㎡에서 5만2892㎡로 56% 늘렸다. 롯데 잠실점 6만1000㎡, 신세계 강남점 5만1240㎡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
그러나 단순히 크기가 늘어나 매출이 증가한 것만은 아니다. 업계는 명품과 식품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 증축과 함께 명품관과 식품관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업계 최초로 백화점 내 해외패션관을 3개 층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 2개 층에서 1개 층을 추가했다. 입점한 명품 브랜드도 기존 100여 개에서 150여 개로 크게 늘렸다.
특히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은 국내 모든 백화점을 통틀어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도 있다.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에르노’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매장을 연 뒤 일주일 동안 거둔 매출이 2억 원에 육박한다. 경쟁 브랜드들의 두 배 수준이다.
식품관 역시 매출성장에 한몫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해 식품관을 재단장하면서 30여 개의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들여왔다.
특히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급 브랜드들이 입점하면서 다른 제품군의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봤다. 현대백화점의 분석에 따르면 지하 1층에서 판매하는 디저트 등의 즉석 조리식품은 연관 구매율이 70%대에 가까워 여러 상품군 가운데 백화점 전체 매출과 연결되는 효과가 가장 크다.
일부 디저트 브랜드는 의류매장보다 더 많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국내에 처음 들여온 초콜릿전문점 ‘고디바’의 월매출은 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백화점에 입점한 여성의류 브랜드의 한 달 평균 매출은 2억 원에 못 미친다. 현대백화점은 고디바를 들여오기 위해 2년 동안 공을 들였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초 백화점의 디저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개발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위원회는 해외 브랜드 판권 전문가, 유명 요리사, 디저트를 담당하는 생활사업부 임직원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이 위원회를 통해 일명 ‘마약쿠키’로 불리는 홍콩의 ‘제니베이커리’와 프랑스 정통 마카롱 전문점 ‘피에르에르메’를 들여왔다. 피에르에르매는 개점 첫날 4천만 원의 매출을 거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