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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현대중공업 지주사 현대로보틱스 지배력 얼마나 키울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6-13 16: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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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현대중공업 지주사 현대로보틱스 지배력 얼마나 키울까  
▲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가 현대중공업그룹 지배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보틱스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각 계열사의 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정 최대주주가 보유할 지주사 지분도 달라지게 된다.

◆ 현대로보틱스 공개매수에 정몽준 지배력 확대 포석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13일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섰다”며 “주식교환을 통한 지배력 확대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으나 예상보다 빠른 속도”라고 평가했다.

현대로보틱스는 7월12일부터 31일까지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현대로보틱스는 설명했다. 현대로보틱스는 4월에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로 출범했는데 2019년 3월 말까지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법인이 신설된 지 아직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완전한 지주사체제 전환을 재촉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가 자회사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배경에는 정몽준 최대주주가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아 그 대가로 현대로보틱스의 신주를 발행해 배정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정 최대주주는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지분을 각각 10.15%씩 보유하고 있다. 정 최대주주의 영향력 아래 있는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하면 지분율은 13.33%까지 올라간다.

정 최대주주가 이 지분을 현대로보틱스에 모두 현물출자해 현대로보틱스 신주를 배정받을 경우 지주사를 확고하게 장악할 수 있다.

◆ 정몽준, 현대로보틱스 지분 얼마나 확보할까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 현대로보틱스의 공개매수에 얼마나 많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정 최대주주가 보유하게 될 현대로보틱스 지분도 달라진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가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정 최대주주를 제외한 현대중공업 계열사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다.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지만 정 최대주주가 지주사 지배력을 얼마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연구원은 이 경우 정 최대주주가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지분 모두를 현대로보틱스가 발행하는 신주와 맞바꿔 현대로보틱스 주식을 430만1383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분율을 28.45%까지 높여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다.

현대로보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정 최대주주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은 32%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 최대주주가 보유한 각 계열사 주식의 전량과 나머지 주주들의 청약물량을 합쳤을 때 공개매수 청약경쟁률이 1:1을 기록하는 경우도 정 최대주주에 유리한 시나리오라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 경우 정 최대주주는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26.19%까지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의 모든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다. 가장 현실성있는 시나리오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모든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하게 되면 현대로보틱스는 청약경쟁률에 따라 현대로보틱스의 신주를 배정한다. 이렇게 되면 정 최대주주가 확보할 수 있는 현대로보틱스 지분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마지막 시나리오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될 경우 정 최대주주가 보유하게 되는 현대로보틱스 지분이 10.91%에 그칠 것으로 계산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마지막 시나리오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지배력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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