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쇼핑사업부문을 강화하면서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등 오픈마켓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어버가 오픈마켓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쇼핑서비스 ‘스토어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기존 오픈마켓업체들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
|
|
▲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대표(왼쪽)와 서성원 SK플래닛 사장. |
네이버 스토어팜은 무료 온라인판매 플랫폼이다. 간단한 입점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오픈마켓과 달리 입점수수료를 직접 받지 않지만 판매자가 매출연동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의 2%를 네이버에 낸다. 결제과정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추가적인 수수료도 지급한다.
네이버는 쇼핑윈도도 운영하고 있다. 쇼핑윈도는 오프라인 판매자가 매장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로 역시 입점수수수료가 없다. 초기엔 지역 소상공인 위주로 운영되다 현재는 백화점, 아울렛 등도 입점해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쇼핑윈도를 주력으로 키웠는데 최근 스토어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5월 판매자의 사용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스토어팜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스토어팜과 쇼핑윈도에 한 번에 상품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판매자들이 유입 검색어, 경로 등 판매전략에 도움이 되는 검색통계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진출과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입점수수료가 전혀 없는 만큼 오픈마켓과 접근방식 자체가 다르다”라며 “고객들의 검색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출시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오픈마켓업체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미 오픈마켓에 진출을 시도한 적이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3년 3월 오픈마켓인 샵N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픈마켓업체들의 반발이 일면서 2014년 5월 서비스를 중단하고 스토어팜과 쇼핑윈도로 방향을 바꿨다.
더욱이 네이버는 검색서비스 사업자인 만큼 사용자의 구매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네이버를 통해 상품정보를 얻는다”고 밝혔다.
|
|
|
▲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가 오픈마켓시장에 진출할 경우 입점업체를 검색과정에서 우대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스토어팜 등이 입점수수료만 없을뿐 사실상 오픈마켓과 다를 바 없다는 반발도 나온다.
오픈마켓업체들은 네이버를 경계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점도 속이 쓰릴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상당수가 네이버 검색을 통해 유입되기 때문이다.
쿠팡을 제외한 국내 오픈마켓업체 대부분은 1~2%의 수수료를 내고 네이버에 상품검색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네이버 검색상품에 쿠폰도 얹어준다. 이렇다 보니 거래액은 늘어나도 수익성은 악화된다.
네이버는 1분기 쇼핑부문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증가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네이버쇼핑 거래액이 7조 원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G마켓 거래액은 7조4천억 원, 11번가는 6조8천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